
산불진화대의 인력난과 열악한 처우문제는 오랫동안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지만,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 장기간 곪은 문제는 최근 영남권 산불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대형화·상시화하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험지와 야간 산불 진화를 담당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정원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435명으로 답보 상태다. 산불진화대는 크게 공중진화대·산불재난특수진화대·산불전문예방진화대로 나뉜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병)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중진화대 인력규모도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예방진화대는 2021년 1만110명에서 올해 9604명으로 되레 줄었다.
산림청은 2023년 ‘봄철 전국동시다발 산불백서’에서 2027년까지 특수진화대를 25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충원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2022년 대형 산불이 경북 울진 등을 강타했을 때도 특수진화대 확충을 강조했다.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무원 정원 감축(매년 1%)을 추진하면서 특수진화대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소방관 현장 인력 부족까지 심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수진화대의 열악한 처우도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위험수당 미지급이 대표적이다. 산불 현장의 최전방에서 활동하지만, 정작 위험수당은 지급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2023년 산림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산불 진화 인력에게 위험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엔 특수진화대의 위험수당·가족수당·특수건강진단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해 특수진화대 1인당 월 4만원의 위험수당을 지급하고자 2억900만원 증액을 재정당국에 요청했지만, 예산 편성에서 제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여야 합의를 거쳐 위험수당·가족수당·출장여비 지급을 위해 8억700만원 증액안을 의결했지만, 최종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어기구 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이 산림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특수진화대 지원 예산은 2022년 200억2700만원에서 올해 206억4200만원으로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력난과 예산 부족 속에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3월22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예방진화대원 3명이 사망했다.
산불 예방과 초동 진화를 담당하는 예방진화대의 고령화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어 의원실에 따르면 예방진화대원 가운데 60대 이상 비율은 74.8%(7071명), 50대는 17.5%(1649명)다.
부실한 장비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화대원들이 개인 장비와 수작업으로 (진화)하고 있어 안전문제가 심각하다”며 “체력이 필요한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대우가 너무 형편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전문적인 산불진화대 육성과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본다. 채 교수는 “대형 산불이 동해안에서 점차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훈련받은 전문 인력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불 대응 체계를 소방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구조로는 젊고 전문적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산불 진화를 소방청에서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도 “소방청은 전국적인 인프라를 갖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며 “산불 대응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관리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