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회의실에서 뜻깊은 영화 상영회가 개최됐다.
이날 휠체어 농구를 소재로 한 휴먼 스포츠 영화 ‘달팽이 농구단’이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상영됐다. 이날 상영회를 시작으로, 영화는 12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정식 개봉에 들어갔다.
고은기 감독이 연출하고 박호산, 박경서, 서지석, 이노아가 출연한 ‘달팽이 농구단’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이다.
흔히 휠체어 농구하면, 장애인 스포츠로만 알고 있는데 실제 휠체어 농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포츠로, 경계를 허물고 코트위에서 모두가 하나 됨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성장 서사를 따르면서도, 휠체어 농구단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통해 편견, 불평등, 이동권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한때 국가대표였지만 이제는 낙오자가 된 감독,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에 앉게 된 스타 농구 선수, 그리고 전국대회를 향해 달려가는 오합지졸 팀의 여정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진다.
‘달팽이 농구단’ 매력은 휠체어 농구의 역동성을 속도감 있게 잡아낸 영상이 주는 영화의 ‘활동사진’이라는 본질적 매력을 살려낸 것이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일반농구와 휠체어 농구의 차이점은 휠체어 농구에서는 덩크슛이 없다는 것이다. 휠체어 농구는 두 바퀴가 지면에서 뜨면 반칙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휠체어가 부딪히고 밀어붙이는 스피드와 투쟁심이 코트를 가득 채운다. 마치 고전 영화 ‘벤허’의 전차경주처럼 격렬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달팽이’라는 이름처럼 느려 보이지만, 영화 속 휠체어의 두 바퀴는 그 기계적 속성으로 인해 인간의 두 다리보다 휠씬 빠르다. 영화는 이런 속도의 아이러니를 바탕으로 영화적 재미를 준다.

영화 속 농구단 선수들 개개인의 사연과 그 주변인물이 서사를 통해 여러 난관을 이겨내고 진정으로 성장하는 모습들은 스크린을 너머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까지 감동을 전한다.
고은기 감독은 “‘달팽이 농구단’은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속도와 방향을 새롭게 묻는 이야기”라며 “모두가 한 코트 위에서 함께 뛰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영화는 전국 주요 극장에서 12일부터 상영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