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사회 복귀 필요성에 대한 위원회 내부 공감대를 공식화하면서다. 삼성은 책임 경영 강화와 기술 초격차 확보를 양 날개로 내년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회복과 스마트폰 1위 수성 의지를 다졌다.
이 위원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에 대해 “위원회 내에서 공감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려면 등기임원 복귀가 필수적이라는 재계 안팎의 시각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안정화도 이 회장의 복귀 명분을 더한다. 이 회장은 이달 2일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으로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수증해 그룹 지배력을 다졌다. 이 위원장의 준감위 수장 재연임 가능성도 높다. 그는 “회사 측에서 요청한다면 개인적으로 수락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4기 준감위가 출범하는 내년 2월 이후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1월에 등기이사 복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은 내년 1월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만찬’을 주재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겸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새해 사업 방향과 미래 먹거리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이때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등기이사 복귀 의사를 내비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수원과 화성사업장 등에서 하반기 글로벌 전략 회의에 돌입했다. 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 투톱’ 체제 구축 이후 열린 첫 회의다. 16~17일은 노 사장이 모바일·가전 등 DX 부문 회의를 열고 18일부터는 전 부회장이 반도체 등 DS 부문 회의를 주관한다. 미국 출장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이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DX 부문은 애플의 추격을 따돌리고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사수할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거센 추격으로 14년 만에 연간 출하량 1위를 내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애플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19.4%로 삼성전자(18.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2월 공개할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전략과 AI 가전 생태계 확장 방안도 점검 대상이다.
DS부문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 D램 시장 1위 회복이 유력한 가운데 6세대인 고대역폭메모리(HBM)4 대응 전략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