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하늘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CNN방송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9월 스타링크를 활용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 계획을 발표한 유나이티드항공은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내달부터 기내 테스트를 시작하고 올봄부터 일부 지역 항공기에서 본격 서비스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주요 노선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스타링크 도입은 미국 경제 여러 산업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평가했다. 스타링크 인터넷은 유나이티드항공 외에도 이미 하와이안항공의 일부 항공편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전세기 회사인 JSX에서도 46대의 항공기에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통해 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정보통신 인프라가 파괴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지원해 위력을 과시했다. 현재 100여개 국가·지역에서 400만명이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실드’라는 군사용 위성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가 정부의 보안 통신망 구축을 위해 스페이스X와 15억유로(약 2조2700억원) 규모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거래는 이탈리아 정부에서 사용하는 전화 및 인터넷 서비스의 암호화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중해 일대의 군 통신 서비스, 테러 및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 시 사용할 ‘다이렉트 투 셀’ 위성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다이렉트 투 셀은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저궤도 위성 통신과 단말기가 직접 통신하는 방식을 뜻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전날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직후 이러한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최근까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으나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방문한 이후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지원한 머스크 CEO는 지난달 미국 의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론몰이로 ‘셧다운’(일시 업무중단) 위기까지 불러일으키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영국 내각 해산을 주장하는 글을 올리는 등 유럽 정치권까지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