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 성향 유튜버가 운영하는 ‘댓글 부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원’이 1200명 이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X(구 트위터),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 등에서 활동하는 ‘극우추적단’이 21일 공개한 ‘댓글 부대 손가락혁명군(2025) 활동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1~14일 나흘간 손가락혁명군이 표적으로 삼은 39개 기사 중 4개 이상 기사에 댓글을 남긴 이용자는 1264명이었다. 극우추적단은 나흘간 표적이 된 기사 중 4건 이상에 댓글을 남겼다면 ‘댓글 부대’의 일원인 것으로 추정해 분석했다. 극우추적단은 극우 유튜버·커뮤니티 등을 감시해서 폭력 행사 조짐 등이 보이면 신고하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손가락혁명군은 유튜버 ‘신남성연대’가 운영하는 ‘댓글 부대’다. 2만9000여명이 들어와 있는 텔레그램 채널 등에 표적으로 삼은 기사 링크를 올리면 구독자들이 몰려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을 남긴다.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댓글은 추천하고, 불리한 댓글에는 비추천을 남겨서 ‘추천순’으로 정리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정화’하는 것도 주요 활동이다.
손가락혁명군이 지난 11~14일 표적으로 삼은 기사 39개 중 10개 이상 기사에 댓글을 남긴 사람은 200명이었다.

극우추적단은 이 중 댓글 개수 기준으로 추린 상위 15명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78일간 남긴 댓글을 다시 분석했다. 15명은 온라인상에 총 1만500여개의 댓글을 남겼다. 네이버 뉴스 기사에 1인당 하루 평균 9개의 댓글을 남긴 셈이다. 78일간 혼자 1700개의 댓글을 남긴 사람도 있었는데 대부분은 손가락혁명군이 표적으로 지정한 기사에 집중됐다. 또 상위 15명 중 10명은 손가락혁명군이 조직된 이후 본격적으로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지난 11~14일 가장 많은 표적 기사에 댓글을 남긴 사람은 A씨(@dbwl******)로 39개 기사 중 36개에 댓글을 썼다. A씨는 2022년 6월 3개의 댓글을 남긴 뒤 약 2년 6개월간 아예 댓글을 쓰지 않다가, 올해 1월부터 월 300건의 댓글을 남겼다. 댓글에는 “중국 공안을 받아서 경찰 배치하고, 이름표도 없다” “좌파가 윤석열 대통령을 암살시도하기 위해 LPG 가스통을 헌재에 반입했다”는 등 음모론을 퍼트리기도 했다. 1월부터 남긴 댓글 중 ‘중국’이란 단어가 포함된 댓글만 159개다. 34개의 기사에 댓글을 남긴 이용자 B씨(@luv_*****)는 2016년 3월에서 2020년 11월까지 총 18개의 댓글을 쓰고 4년 넘게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남기지 않다가 지난 1월 11일부터 3월 18일까지 총 823개의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극단적인 표현도 댓글에 자주 사용했다. A씨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검찰의 즉시항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보도한 기사에 “반국가세력 척결 대상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서울고검장)에게 ‘직을 걸고 즉시 항고하라’고 요구하는 경향신문 칼럼에도 “항고를 할 수 없어서 버티는 것”이라며 “나중에 한 번에 척결할 수 있게 더 해라”는 댓글을 남겼다.
댓글부대의 규모는 극우추적단의 추정보다 더 클 수 있다. 댓글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에 불리한 댓글 비추천하기’는 흔적이 남지 않는다. 신남성연대는 지난 20일 ‘도와주세요. 급합니다’란 제목의 유튜브에 올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뉴스에서 제목 보고 베스트 댓글만 본 다음에 판단 끝낸다. 전쟁이 막바지에 왔는데 다 이긴 것처럼 안 싸우면 안 된다”며 댓글 부대 동참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