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가루’와 0.0001 달랐다…세계 첫 신종마약 발견 전말

2025-06-24

더 포렌식 : 국과수의 세계

2화. 뛰는 마약 위에 나는 국과수

문제. 다음의 공통점은?

① 지난해 1월 부산신항에 입항한 국내 선박 엔진냉각용 해수흡입구

② 지난해 5월 대만 출발 제주공항 도착 여행자 수하물 속 전자담배 기기

③ 지난해 5월 다크웹 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이가 갖고 있던 초콜릿

④ 지난해 7월 강원도 횡성군 한 창고에 있던 건축용 자재 페인트통

답은, 모두 신종 마약이 발견된 곳이다.

마약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다. ‘캔디·김치·고기·아이스·작대기’라는 일상용어를 누군가는 마약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마약사범들은 신종 마약을 끊임없이 제조해낸다. 이를 잡아내는 건 갈수록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백색 가루가 신종 마약인지 어떻게 판별할까.

# 지난 1월 25일 오후 5시20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아파트 뒤 화단. 텔레그램으로 거래되는 마약을 추적하던 경찰이 백색 가루가 든 비닐팩을 발견했다.

검찰에 있는 시설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국내 마약류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돼 있지 않은 물질이었다는 뜻이다. 5일 뒤, 경찰은 ‘미상의 물질’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재감정을 의뢰했다.

# 지난 2월 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국과수 본원 마약과 사무실. ‘미상의 물질’ 데이터 서류를 보던 최혜영 마약과장 머릿속에 뭔가 퍼뜩 떠올랐다. 특정 물질의 화학 구조다. 미궁에 빠져 있던, 천안시에서 발견된 신종 마약의 정체를 세계 최초로 밝힌 순간이다.

전 세계에서 보고된 적이 없고, 검찰마저 음성으로 판단했고, 마약사범 사이에선 “해도 걸리지 않는 마약”이라 불리던 신종 마약을 국과수는 어떻게 규명할 수 있었을까.

이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현장에서 뛰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수집했다. 2023년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집단 마약 모임에서 신종 마약을 검출한 비결, 배우 유아인의 모발에서 마약을 검출하고도 유아인인지 몰랐던 사연, ‘전자담배 기기’를 경고하는 까닭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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