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즈한국은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BIT(Business Innovation Track)가 작성한 전략 리포트를 10여 회에 걸쳐 연재한다. 전환점에 선 기업의 문제를 Z세대 시각으로 분석한 리포트를 통해 혁신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2025년 6월 SNS 앱 가운데 틱톡 라이트가 국내 중장년층에서 사용시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월 대비 사용자가 395만 명 증가해 인기 급상승 앱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주변에서 틱톡 라이트라는 앱을 인스타그램 혹은 유튜브 정도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이는 거의 없어 보인다. MZ세대에 널리 알려진 ‘틱톡’이 아닌 ‘틱톡 라이트’는 도대체 언제, 어떻게 우리 사회에 숨어들어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었던 것일까?

#신흥국서 폭발적 성장, 세계로 확장 시도
현재 틱톡은 인도나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국 시장에서만 운영하던 틱톡 라이트를 전 세계로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다.
틱톡 라이트는 틱톡 앱을 경량화한 버전에 W2E(Watch to Earn) 시스템을 도입한 앱이다. 저사양 기기 사용률이 높고 시간-소득 환산 가치를 높게 인식하는 신흥국 시장의 기술적, 문화적 특성에 맞춘 것이다. 시장 진입 당시 ‘동영상을 보기만 해도 금전적 보상을 준다’는 프레이즈를 내세워 빠르게 사용자를 포섭했고, 이러한 W2E의 시청보상시스템은 신흥국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하기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더불어 신흥국은 규제 압박도 상대적으로 덜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틱톡 라이트는 빠른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틱톡은 신흥국 대상이던 틱톡 라이트를 2024년부터 유럽과 한국 등 고소득 국가로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대 경쟁자와 규제 압박 속에서 나온 전략
틱톡이 틱톡 라이트를 확장하게 된 배경에는 시장의 경쟁 심화와 각국 규제 강화로 인한 사용자 이탈 우려가 있다.
틱톡은 중국 내수용 어플이던 도우인의 글로벌 버전으로 출시된 숏폼 콘텐츠 플랫폼이다. 틱톡이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늘려감에 따라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숏폼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2021년 이후 유튜브와 메타는 쇼츠와 릴스 기능을 추가하며 숏폼 콘텐츠 시장의 파이를 뺏고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이 더 오래 머무르도록 숏폼 콘텐츠를 적극 이용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릴스 도입 이후 2022년 4분기까지 메타 광고주의 40% 이상이 릴스 광고를 채택했고, 유튜브는 쇼츠 조회수가 늘면서 2024년 1분기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한편 소셜미디어 시장이 거대해지자 세계적으로 SNS와 모바일 미디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미성년자 모드를 통해 콘텐츠와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미국은 주마다 알고리즘 기반 추천 피드를 제한하거나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약을 두고 있다. 유럽연합은 DSA(디지털 서비스법)에 따라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대표 국가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대부분의 규제는 SNS의 중독성, 특히 미성년자들이 처한 위험을 우려해 만들어졌다. 주요 시장에서 당국의 규제 압박이 늘어남에 따라 중독성을 핵심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압박받는 상황이다. 이에 플랫폼 기업으로선 안전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틱톡은 숏폼 플랫폼으로, 매출을 광고 수익에 크게 의존한다. 최근 틱톡샵으로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을 늘리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려고 시도했지만, 여전히 광고 수익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생태계에서 사용자의 이탈은 곧 광고주의 이탈을 의미한다. 결국 틱톡은 거대 경쟁자가 늘어난 데 따른 광고주 이탈 위험에 규제 확산 및 지정학적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 놓였다.
#틱톡보다 더 ‘독한’ 중독의 패러다임
위기가 닥친 틱톡에게 틱톡 라이트의 ‘SNS+앱테크’라는 강력한 중독체계는 기존 사용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단기간에 신규 가입자를 유인하는 효과적인 돌파구가 됐다.

중독경제와 앱테크는 그동안 독립적이었지만, 틱톡이 중독경제에 앱테크적 요소를 더하면서 SNS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었다. 스마트폰 앱에 대한 중독을 기업의 이익으로 전환하는 중독경제 시스템에서 SNS는 핵심적인 영역 중 하나다. SNS의 좋아요 수, 팔로워 수, 조회수 등은 사회적 보상이 되어 사람들을 중독시킨다. 여기에 틱톡 라이트는 W2E라는 앱테크적 요소를 추가했다. 사용자의 특정 행동에 대해 금전적, 포인트적 인센티브라는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SNS의 사회적 보상에 앱테크적 요소를 통한 경제적 보상이 더해진 틱톡 라이트에서 전통적 SNS 중독체계는 강화되고, 콘텐츠 생산자뿐만 아니라 모든 앱 사용자들이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방통위도 규제 필요성 언급
앞서 틱톡이 겪던 문제는 숏폼 경쟁 심화와 규제 당국의 압박이었다. 앱테크적 요소의 도입으로 앱의 중독체계가 강화되면서 경쟁에선 한숨 돌렸지만, 규제 압박은 여전하다. 각 시장 세그먼트에서 틱톡 라이트는 제한적인 운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불건전한 모델의 틱톡 라이트가 틱톡의 장기적 생존 방안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틱톡은 글로벌 신흥 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이었던 인도에서 2020년 국가 안보 및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명분으로 퇴출됐고, 최근 진출을 시도한 유럽에서도 DSA(디지털 서비스법)의 규제로 W2E 모델을 철수했다. 유럽과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한국에서는 2024년 중순, MAU 400만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국내 규제 환경이 변화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 외에도 최근 덴마크, 호주가 강경한 SNS 대응책을 내세움에 따라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자체 연구조사와 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SNS보다 더 강력하고 위험한 중독 체계를 갖춘 틱톡 라이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규제 대상이다. 이미 2024년 틱톡 라이트의 빠른 성장세를 의식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친구를 초대할수록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는 사실상 SNS판 다단계”라고 규정하며 “EU가 영구중단조치를 내린 것처럼 우리나라도 SNS 현금 보상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라고 관련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 글에서는 틱톡이 중독성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커머스, 외부 생태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회와 함께 공동의 발전을 도모하기를 권한다.
틱톡 라이트는 틱톡이 처한 상황을 타개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현재 모델에서는 앱테크의 금전적 보상 유인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유해한 보상 구조’, ‘위험한 중독 체계’로 비판받는다. 현금 보상형 중독 구조는 단기적으로 고객 유입에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윤리·규제 리스크를 피할 수 없으며 사용자 피로감을 동시에 키운다. 단순히 중독 체계를 기존보다 강화해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시도는 경솔한 선택일 수 있다. 결국 틱톡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 나가는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방향은 두 가지로 잡을 수 있다. 첫 번째로 틱톡은 로컬 서비스 중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 숏폼은 다양한 정보의 ‘발견(Discovery)’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기존 틱톡샵에서 벌어지는 전자상거래를 넘어서 각 시장의 오프라인 서비스 중개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뷰티, 음식, 헬스케어, 교육 서비스 등 다방면의 콘텐츠를 시청하다 앱 내에서 바로 예약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각 분야의 버티컬 서비스를 흡수할 수 있다. 이미 틱톡을 광고 채널로서 이용하는 공급자들이 많기 때문에 로컬 서비스 중개로의 확장은 현실성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AI 기반 크리에이터 툴 사업을 제안한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제공하는 영상 편집 앱 캡컷(CapCut)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캡컷은 사용하기가 쉽고, 무료와 유료 버전을 모두 제공해 접근성이 낮다는 것이 장점이다. 캡컷과 같이 틱톡에 최적화된 콘텐츠 편집 툴에 AI 자동 촬영, 편집 기능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틱톡 내에서 브랜드의 커머스, 숏폼 광고 성과 데이터를 합치면 B2B 솔루션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B2B 모델로 고도화된 크리에이터 툴은 크리에이터 확보가 중요한 SNS 생태계에서 틱톡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결국 틱톡은 단기적인 사용자 증가보다 장기적 기업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중심에 둔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틱톡 라이트와 같은 보상 기반 성장 방식은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결국 규제 리스크와 브랜드 신뢰 훼손이라는 더 큰 손실을 초래한다. 반면 이커머스·로컬 서비스·AI 크리에이터 툴로 이어지는 다각화 전략은 플랫폼의 영향력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사용자·창작자·기업 모두가 이득을 얻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중독성 강화’가 아니라 ‘가치 확장’이라는 원칙 아래 기술과 콘텐츠의 발전을 이끌어간다면, 틱톡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더욱 견고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유빈 (실내건축학과 22)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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