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수본,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체포영장 신청
대통령경호처 지휘체계 붕괴 후 尹대통령 신병확보 전망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을 준비 중인 공조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가 12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처장 직무대행)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대통령경호처의 지휘체계를 붕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이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날 오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본이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김 차장이 이를 저지했다는 이유다.
김 차장은 현재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사퇴로 대통령경호처의 1인자이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경우 대통령경호처를 지휘해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앞서 대통령경호처 지휘체계 무력화에 집중하고 있다. 공조본은 지난 10일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에 대한 밤샘 수사를 진행했다. 박 처장은 경찰에 출석하며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대통령경호처를 떠났다. 이로써 현재 대통령경호처는 수장이 공백인 상태다.
이어 공조본은 11일 대통령경호처의 3인자로 알려진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을 소환해 약 9시간 조사를 펼쳤다. 반면 김 차장은 윤 대통령 경호를 이유로 경찰 조사에 불응했다. 이에 공조본은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 차장 신병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공조본이 대통령경호처 지휘부를 대상으로 수사에 속도 내는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전 대통령경호처의 사령탑부터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대통령경호처가 대통령이 아닌 지휘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조본은 대통령경호처의 지휘부부터 공략해 지휘체계를 붕괴시킨 다음 윤 대통령 신병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체포조 인력도 증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수적 열세로 신병확보에 실패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조본은 2차 체포영장 집행 시에는 형사 기동대, 마약수사대 등 강력범 체포에 특화된 인력을 포함해 약 1000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 기한을 설 연휴 전까지로 연장해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경호처의 체력 소진과 심리적 위축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A변호사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공조본이)체포영장을 촉박하게 집행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경호처장이 사퇴하고 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내부 동요가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공조본이)여유를 가지고 (대통령경호처를)압박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공조본의 체포영장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를 향해 체포영장 집행 대신 기소 또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어 이날에는 오는 14일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기일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와 국수본이 불법무효인 체포영장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신변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된다”라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