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맥주를 마신 사람은 모기에 더 잘 물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연구진은 생물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지난달 26일 해당 실험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진은 2023년 8월에 열린 네덜란드의 유명 음악 축제 '로우랜드' 현장에서 약 5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생활 습관과 전날의 행동에 대한 설문을 작성한 뒤 모기가 든 특수 상자에 팔을 넣었다.
모기들은 오직 후각을 통해 참가자의 체취를 인식할 수 있었고, 연구진은 모기가 어느 참가자의 냄새에 더 많이 반응해 날아드는지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모기에 얼마나 '잘 물릴 가능성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맥주를 마신 사람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약 1.35배 높았다. 연구진은 “알코올 섭취가 체취를 변화시키고 땀 분비를 늘려 모기를 유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참가자들은 모기 접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진은 자외선 차단제가 체취를 약화하거나 모기를 쫓는 성분을 포함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밖에도 전날 성관계를 한 사람, 샤워를 자주 하지 않는 사람 역시 모기에게 더 자주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생활 습관이 모기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라드바우드대 펠릭스 홀 교수는 “모기는 술을 즐기고, 성관계를 자주 갖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며 “결국 모기는 '쾌락주의자'들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축제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결과를 전체 인구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