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가루 뿌려 사물함 비밀번호 푼 여중생… “추리소설서 영감 받아”

2025-12-30

중국에서 추리 소설을 즐겨 보던 한 여학생이 작품 속 아이디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해 학교 휴대전화 보관함의 암호를 알아낸 일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스트(SCMP)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한 기숙형 중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톈은 읽던 추리 소설에서 힌트를 얻어 교실에 설치된 휴대전화 보관함의 비밀번호를 찾아냈다.

그는 키패드 위에 분필 가루를 살짝 뿌려 자주 눌린 숫자에 남은 흔적을 확인한 뒤 암호 조합을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키패드에 남은 분필 자국을 본 다른 학생 3명도 같은 방식으로 번호를 파악했고, 이들은 보관함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기숙사로 가져갔다. 일부 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물함 번호가 알려졌다”는 글을 올리며 이 사실을 공유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관련 학생 4명에게 학내 규정에 따른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등교 시 기기를 지정된 보관함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번호를 유추한 행위보다는 허가 없이 휴대전화를 반출한 점이 규정 위반에 해당해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학교는 모든 보관함 암호를 바꾸고 보관함 위치를 교무실 근처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책의 힘이 대단하다”, “관찰력이 뛰어나다”, “추리 능력을 좋은 방향으로 살리면 좋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 능력은 바람직한 자질이지만 규범과 책임 의식이 함께 자리 잡지 않으면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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