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제조업체, 20~30년 안에 AI 파는 회사 될 수 있다"

2024-09-25

"지금은 인공지능(AI)이 제조업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만 강조되지만, 미래에는 제조업을 통해 훈련된 AI가 오히려 팔아야 하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제조업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한쪽 방향에서만 생각해서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는 제조업 혁신을 위한 수단으로 AI가 쓰이지만, 미래에는 제조업이 AI 발전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AI를 훈련시키고, 이를 통해 더 똑똑해진 AI를 상품화하는 등 양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20~30년 안에 (제조업) 기업들은 AI 관련 상품을 파는 회사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앞서도 제조업 중심의 SK를 AI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AI 구축과 관련, "AI를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개별 기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울산에 있는 SK 관계사들이 다 모여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울산 산업단지 내 전체 데이터를 다같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관련 인프라를 만들고, 여수나 대전 등 다른 도시까지 시도하면 제조업 관련 데이터가 총망라돼 AI 산업 인프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가 AI에 82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과 관련해선 "반도체 부문에 투자해야 하고 AI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출범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통합 법인에 대해선 "과거 하나였던 회사가 분리됐다가 다시 합쳐지는 것"이라며 "신 에너지부터 현재 에너지까지 총망라해 에너지 토탈 솔루션으로 전환해 나갈 때 서로 마찰이 없고 협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울산을 문화 도시로 만들 수 있는 해법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똑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울산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깊게 고민해야 된다"며 "3개월 레지던트 과정 등 글로벌 AI, 문화 전문가들이 모이는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우선 인재들이 모여 도시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아울러 "울산만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현재 사용 중인 원유저장탱크 외벽에는 그림을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탱크는 내부에 도서관,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 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날 ‘피보팅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를 주제로 열린 울산포럼에서는 울산 지역 제조업 발전 방안과 문화∙환경 인프라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울산 지역과 그 인근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 포스코 등이 AI를 통한 제조 및 업무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세계적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수도권의 인구 집중∙인프라 개선으로 지역소멸이 심화되는 현 상황을 전하며, 문화적으로 다양한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업이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울산포럼은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이었던 2022년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회사가 성장한 울산 지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취지였다. 3회째를 맞은 올해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두겸 울산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 지자체와 재계∙학계 관계자, 일반 시민 등 1300여 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최 회장은 "지역의 문제를 단순히 얘기하는 차원을 넘어 문제를 푸는 방안을 찾고 실천까지 가보자는 게 포럼의 모토"라며 "상시 협의체를 만들어 포럼에서는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더 설명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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