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남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주택과 공장이 침수되고, 정전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 공장 일부도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대만 언론인 자유시보와 중국시보는 대만 중앙기상서를 인용해 지난 27일 오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서부 자이현 타이바오 지역과 남부 타이난 허우비 지역에 각각 441mm, 423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기상당국은 향후 사흘간 최대 900mm의 강우가 예상된다며 추가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자이현, 타이난시, 가오슝시, 핑둥현 등 4개 지자체는 이날을 임시 휴무·휴교일로 지정하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폭우의 여파는 산업 현장에도 미쳤다. 자이현 타이바오 지역에 건설 중인 TSMC의 첨단 패키징 7공장(AP7)에는 도로가 성인 허벅지 높이까지 침수되면서 일부 차량이 물에 잠기고 공장 부지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주요 설비 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거 지역 피해도 심각하다. 윈린 수이란 마을은 마을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겼으며, 자이 린쯔 지역의 중학교와 파출소도 침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자이현 지역에서는 9,6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한 주민은 “차수판을 미리 설치했지만, 하수가 역류하면서 결국 침수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만은 이달 초 태풍 다나스가 서부 해안을 강타하면서 이미 2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 등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번 폭우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당국은 재해 대비와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