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취임한 지 2년 만에 회사를 위기 속에서 구해냈다. 최 대표는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습과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익훈 HDC현산 대표의 임기는 2022년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로 임기만료일까지 4개월 가량 남은 상태다.
앞서 HDC현산은 광주 동구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에 이어 화정아이파크 사태까지 겹쳐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HDC현산은 사고 수습과 경영 위기를 돌파할 구원투수로 최익훈 대표를 낙점했다.
최 대표는 1999년 HDC현산에 입사한 후 아이파크몰 경영지원실장과 아이콘트롤스 경영지원실장, HDC아이파크몰 대표이사, 부동산114 대표이사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최 대표가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선택된 이유는 다양한 계열사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함 때문이다.
먼저 최 대표는 취임 후 기업 신뢰도 회복과 디벨로퍼 입지 확대를 위한 조직 운영에 나섰다. 2023년 광주 사고 수습을 책임질 'A1 추진단'을 사장 직속으로 조직했으며 서울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총괄할 'H1 사업단'을 꾸리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이처럼 최 대표가 추진한 두 역점사업은 현재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H1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로 15만㎡ 부지에 아파트와 5성급 호텔, 오피스,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아울러 HDC현산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함께 본사를 이전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용산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잡고 전문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또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등 총 4조원 이상의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HDC현산은 10위권밖으로 밀린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1년 만에 재탈환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액 5조1273억원을 기록하면서 10대 건설사로 복귀했다.
실추된 HDC현산 브랜드 이미지 복구 작업도 한창이다. 기업은 올해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건설업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부여받았다. 지난해 대비 1등급 상승한 것이다. HDC현산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각 영역이 모두 전년 대비 1~2등급 개선됐다.
또한 최 대표는 2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1조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알렸다. 지난 6월 가양동 1구역 재개발 사업 마수걸이에 성공한 이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전북 전주시 병무청인근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자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비어있던 수주 곳간을 채웠다.
하지만 최근 실적발표에서 개선중이던 수익성이 저하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산은 올 3분기 어닝쇼크에 가까운 이익감소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886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5% 줄어든 474억5300만원, 당기순이익은 47.3% 급감한 326억97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적부진에는 비주택부문 미수금, 지방 미분양물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미분양 해소를 위한 판촉비 증가와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입찰참여 또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산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올해 2분기 기준 1조1139억원으로 지난해말 9827억원 대비 13% 증가했고 올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0.71% 늘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주춤한 실적은 4분기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 매출 일부가 연내 반영되고, 수도권 중심의 자체사업 현장의 순차적인 착공과 매출 인식으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