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동덕여대 측이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을 최대 54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총학생회는 "겁박 행위를 중단하라"며 맞섰다.
동덕여대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동덕여자대학교 학내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추정액)'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남녀공학 전환 논의설로 촉발된 학생들이 점거 농성 등으로 인한 학교 피해 금액은 최소 24억원에서 최대 54억원에 달했다. 공학 전환을 저지하기 위한 학생들의 점거 농성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피해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12일 개최 예정이던 취업박람회 관련 점거 사태로 부스 자재 128개가 손상됐다. 이에 따른 자재 손상경비와 취업박람회 참여 업체(10개)에 대한 피해 보상액은 3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외부 보수업체가 추정한 건물 보수나 청소 경비는 최소 20억원에서 최대 50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밖에 입시 추가 경비(1억200만원), 100주년 기념관 대관료 수입 감소(600만원) 등이 피해 내용으로 잡혔다.
피해 금액은 학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아직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 업체가 추정한 금액일 뿐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한다. 동덕여대 측은 "(피해에 대한) 법적 소송 방침은 아직 논의되거나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는 "수업 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대면 강의하도록 신변 보호를 해달라는 교수와 학생 요청도 늘고 있다"며 이들로부터 피해 사례를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재학생들에게 "이번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한다. 하루빨리 학교가 정상화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총학생회 측은 피해 보상 청구가 '겁박 행위'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 '나란'은 이날 오후 2시쯤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 점거를 해제하기 위해 학생들이 취약한 금전적 문제로 겁박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돈으로 겁박 말고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총학생회 측에 취업박람회 관련 피해 보상금(3억3000만원)을 청구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취업박람회 업체들이 기물 훼손에 대한 견적을 학교 측에 전달했고, 견적 수신인이 총학생회라 이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