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확산에 민원 폭증…與野, ‘정부 방제 기준 마련’ 압박

2025-07-05

전용기 “환경부 위해성 평가 생략해”

시민 불편 속 지자체 민원 폭증 추세

김재섭, ‘러브버그 방제법’ 발의

여름철 불청객으로 떠오른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에 대량 출몰하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자 여야가 정부 차원의 방제 기준과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5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하고 있는 외래 곤충 러브버그에 대해 환경부가 위해성 평가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어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위해성 평가에 착수하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방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1조의 2에 따라 외래생물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전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문가 자문과 기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생태계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평가를 생략한 상태다.

러브버그는 지난 2015년 중국 칭다오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6월 말부터 7월까지 대량으로 번식하는 특성이 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유충은 토양 내 유기물 분해에, 성충은 화분 매개에 기여해 일반적으로 익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브버그는 현재 서울 일부 지역을 넘어 수도권 전역과 인천, 경기 북동부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부 지역으로 퍼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되는 민원은 폭증하는 추세다.

올해 인천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1512건으로, 지난해(115건)보다 13배 이상 급증했다. 경기 광명시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820건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서울시에도 지난달까지 총 4659건에 달하는 러브버그 민원이 들어왔다.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러브버그가 익충인지 해충인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고 정부 차원의 방제 가이드라인도 부재한 탓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효과적인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윤환 인천 계양구청장이 러브버그와 관련해 “익충이고 토양을 좋게 하는 기능을 해서 강력하게 대응을 못 했다. 만약 방제 작업을 해서 전멸시켰다면 환경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고 말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일명 ‘러브버그 방제법’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러브버그 방제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곤충이 익충으로 분류되더라도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구원 ‘서울시 유행성 도시 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 관리 방안’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약 86%는 이로운 곤충이라 하더라도 대량 발생할 경우 해충으로 인식된다고 응답했다.

김 의원은 “러브버그는 위생 해충처럼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진 않지만, 반복적 출몰로 인한 시각적 불쾌감과 생활 제약, 정신적 스트레스는 오히려 해충보다 더 큰 생활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번 법안을 통해 이러한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의 일상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방역 대응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전날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송풍기, 포충망, 살수 장비 등을 활용한 긴급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가 향후 7~10일 안에 대부분 자연 소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점점 고온다습해지고 터전을 잡을 수 있는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 상 언제든 러브버그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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