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공감] 한 청년의 회광반조

2025-05-15

지난달, 국무조정실에서 운영하는 청년정책 서포터즈에 선정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을 위한 정책이나 사업을 취재해 ‘청년 정책 사용 설명서’라는 채널에 공개할 예정인데요. 개인적으로 전국의 청년 정책을 접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키울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마지막 청년을 불태우겠다는 마음가짐이 들게 합니다.

마지막 청년. 아시다시피 청년으로 인정받는 나이대는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울산은 만 39세까지 청년으로 보고 있죠. 그러나 수도인 서울이나 중앙정부의 기준은 만 34세까지가 청년의 경계입니다. 청년정책 서포터즈 선발 면접을 볼 때도 “청년정책 서포터즈에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라고 말했던 게 기억납니다. 2026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기준으로 청년의 자격을 잃어버리기에, 최대한 청년 자격으로 할 수 있는 걸 올해 다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울산은 아직 5년 남았으니, 외지의 활동을 타깃으로 삼았죠.

이전에도 몇 번 청년 세대가 너무 길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으며, 오히려 이게 저만의 소신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정책 서포터즈 면접 자리에서도 청년의 세분화에 대해 논했고, 청년 관련된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제 소신을 역설합니다. 내 신념을 뒤흔들 정도의 매력적인 활동이나 일이 아니고서야, 청년 딱지를 달고 뭔가를 하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 열변을 토해내죠. 이제는 정말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할 때가 됐고, 청년이라는 단어는 언제까지고 저를 지켜줄 수 없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채 한 달이 남지 않았습니다. 최종 후보가 확정됐고 저마다 공약을 내걸고 있죠. 마치 직업병인 것처럼, 후보들의 청년 관련 공약을 들여다봤습니다. 대체로 청년 실업 문제 해결과 같은 고용 정책에 초점을 맞춘 듯 보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청년의 자생에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공약을 덮어두고, 여러 청년 관련된 혜택을 받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법 많은 청년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청년 대상 주거 지원 사업을 통해 매월 월세를 보태고 있죠. 지금 저의 돈벌이 중에는 청년이라서 가능한 것도 몇 가지 있습니다. 청년정책 서포터즈도 그 일환이고요. 청년정책 서포터즈의 운영은 청년 관련된 정책이나 사업을 여전히 많은 청년이 모르는 실정에서, 정책의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청년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입니다. 어차피 내년에는 대상자가 아니게 될 테니, 이제야 이런 고급 정보를 여기저기 퍼트리려는 게 어쩌면 얄궂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년 관련 정책과 사업이 대략 2010년대 중후반 들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덧 1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도 야무지게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역할을 하긴 했지만, 아직도 청년이 처한 여러 사회적 문제는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마치 회광반조처럼 제가 올해 남기고 갈 마지막 청년 활동들이, 현재와 미래의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노상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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