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주요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심도 있는 협의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재계 주요 총수들과 만나는 자리에 외교사절들도 불러 ‘경제외교’를 돈독히 할 것으로 전해져 이달 25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및 외교사절들과 만남은 15일 ‘국민임명식’ 직전에 진행된다.
8일 정치권과 경제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될 국민임명식에 앞서 이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경제단체장, 주요국 대사 등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제계 고위 인사는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6단체 수장들이 대통령실의 공식 초청을 받아 주요 외교사절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4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실이 15일 초대한 행사에 회장께서 참석할 예정이며 국민임명식에도 참석해 축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이 회장과 정 회장, 최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에게 우선 감사 인사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관세 협상 후속 대응을 위해 챙겨야 할 현안들에 대해 총수들의 의견과 전략도 경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미국에 투자 중인 사업들을 점검하면서 추가 투자 가능성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은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자동차·철강 등을 중심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현지 투자의 애로 사항도 이 대통령이 챙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이끌어갈 한화와 HD현대그룹 등의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경제계 사절단을 어떻게 구성할지와 미 측과 투자 협력을 구체화해나갈 분야 등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 외교사절들이 참석하는 취임식 외빈 행사에 경제계 인사들을 대거 초청한 만큼 한국 경제의 비전을 설명하고 투자 및 협력 확대를 요청하는 ‘세일즈 외교’에도 재계 총수들과 함께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진짜 성장’을 내세운 새 정부의 최근 경제 및 기업 지원책 등을 해외 인사들에게 직접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빈 행사가 끝나면 이 대통령은 경제단체장 및 기업 총수들과 국민임명식이 열리는 광화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6월 4일 별도 취임식 없이 국회에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선서만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광복 80주년인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주권 대축제,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국민임명식을 열기로 했다. 역대 대통령의 공식 취임식은 통상 국회에서 열려 최대 7만 명이 참석했지만 이번 국민임명식에는 전현직 대통령 등 약 1만 명이 참석한다.
한편 이 대통령이 취임 초반 역대 어느 대통령들보다 재계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며 회동을 갖고 있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당선 9일째인 6월 13일 5대 그룹 총수와 경제6단체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한미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이던 7월에는 이 회장, 정 회장, 최 회장, 구 회장, 김 부회장 등과 각각 관저에서 독대를 하며 릴레이 회동을 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재계 의견을 적극 경청하는 데 고무돼 있다”면서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전하면서 정책적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