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린 건설사들…‘K-건설’로 수주 부진 돌파구 마련

2024-06-23

수주텃밭 ‘중동’서 강세…5월까지 136억 달러 실적 달성

하반기도 굵직한 수주 대기, 연간 400억 달러 달성 ‘청신호’

“해외시장 리스크, 중국기업 진출 등 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수주실적을 채우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의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136억3695만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86억7432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58.6%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 5년 평균 수주액(105억7000만 달러)보다 29.0% 많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에서 전체의 73.2%인 99억8079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억9974만 달러) 대비 약 6배가량 대폭 확대됐다.

이어 북미·태평양 지역에서 15억2674만 달러(11.2%), 아시아에서 14억9487만 달러(11.0%)의 수주고를 채웠다. 유럽에선 3억7617만 달러(2.8%), 중남미 1억4374만 달러(1.1%), 아프리카 1억1465만 달러(0.7%) 등을 기록했다.

사우디에서 전체의 절반 이상(59.8%)인 81억5194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고, 카타르에서 12억2255만 달러(9.0%), UAE에서 3억9995만 달러(2.9%)를 각각 채웠다. 그 외 수주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가는 미국(15억1104만 달러·11.1%), 필리핀(4억9907만 달러·3.7%) 등 두 곳 정도다.

주요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삼성E&A와 GS건설은 지난 4월 사우디에서 73억 달러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삼성E&A는 60억8000만 달러, GS건설은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가스 플랜트 공사를 각각 따냈는데, 이는 그동안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5월까지 누적 수주액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한국서부발전은 UEA에서 1억8733만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 개발사업을 따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에서 1억6579만 달러의 KT&G 생산공장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에만 국내 건설업체 58곳이 30개국에서 46건의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가 잇따를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약 7조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대우건설은 3조원대에 이르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프로젝트 수주가 점쳐진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설정한 해외수주액 400억 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 건설시장이 안고 있는 ▲발주처 재정 부족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인한 발주 취소 및 지연 등 리스크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과 튀르키예 등 후발기업의 저가수주로 국내 건설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중국 정부의 개발도상국 대상 경제 개발 원조, 신흥국 기업과의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해외시장 수주 경쟁이 점차 심화하는 만큼 사업 다각화와 수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단 견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건설기업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전개 중”이라며 “해외 건설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과 발주자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부합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 차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도 자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해외시장으로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 또한 지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건설기업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과 정부와 기업의 대응방안 모색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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