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짐 함께 드는 사이좋은 드론 무리…왜 만들었을까

2025-11-23

네덜란드서 고난도 비행 제어 기술 개발

다수 소형 무인기로 대형 화물 운송 가능

소형 무인기 여러 대가 속도와 방향을 맞춰 큰 화물 하나를 함께 수송할 수 있는 비행 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그동안 이런 ‘협동 운송 비행’은 기술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했다. 비행 중 화물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무인기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 기술이 상용화하면 소형 무인기로도 대형 화물을 거뜬히 수송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무인기 여러 대가 화물 한 개를 함께 수송할 수 있는 비행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과 관련해 동영상 하나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무인기는 총 3대 등장한다. 사과 상자만 한 바구니와 1m짜리 끈이 각 무인기에 연결돼 있다.

동영상 속 무인기 3대는 비행 중 어떤 장애물을 만나든 각자의 비행 방향과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며 기민하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끈으로 매단 바구니의 무게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평형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장애물 사이를 부드럽게 통과한다.

연구진은 “무인기는 자율 비행하기 때문에 (인간이 조종할 필요 없이) 목적지만 입력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물은 알아서 피한다”고 설명했다. 드론들이 실시간으로 전파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비행 속도와 방향을 계산해 실행한다는 뜻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무인기 여러 대로 화물 한 개를 옮기는 일이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공중을 날다 보면 무인기 여러 대의 비행 방향과 속도 차이가 미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시로 바뀌는 풍향과 풍속까지 더해지면 비행 중 어느 방향으로 화물 무게중심이 쏠릴지 예측하기 힘들다.

화물 무게중심이 변하면 공중에 떠 있는 무인기가 서로 충돌하거나 추락할 수 있다. 사고를 막으려면 크고 무거운 화물은 구매 비용이 많이 드는 대형 무인기 한 대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소형 무인기 여러 대가 스스로 움직임을 알맞게 조절해 화물 무게중심을 딱 맞출 수 있는 연구진 기술을 사용하면 굳이 대형 무인기를 살 필요가 없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외딴 지역으로 건축 자재를 이송하거나 산악 지역에서 농작물을 옮길 때 활용할 수 있다”며 “재난 지역에서 구조 장비 수송을 지원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발전기 건설을 위해 육중한 부품을 바다로 수송하는 임무에도 이번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무인기를 대상으로 대형 선풍기로 강풍을 일으키는 실내 실험을 시행했다. 다음 단계는 야외 실험이다. 연구진은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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