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트 3국 중 가장 북단에 위치한 에스토니아에서 약 1만500년 전 선사시대 10대 소녀가 씹은 것으로 추정되는 ‘껌’ 조각이 발견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역사·고고학 연구소 연구팀은 석기 시대 자작나무 타르(역청)에서 치아 자국과 타액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타액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갈색 머리와 갈색 눈을 가진 10대 소녀가 이 타르를 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당시 사람들은 치통이나 상처 완화를 위해 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채널4 다큐멘터리 ‘베타니 휴스의 세계의 보물들’ 시리즈 중 ‘숨겨진 에스토니아, 불과 얼음의 땅’ 편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진행자인 역사학자 베타니 휴스는 “버려진 물건 하나로 우리와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마주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제 (과거의) 사람들이 치통을 완화하거나 접착제로 사용하기 위해 타르를 씹었단 점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스는 또 이 소녀의 외모 추정과 관련해 “북유럽인들이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을 가졌다는 추측에 도전한다”며 이번 발견이 “중요하고 놀라운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휴스는 직접 쿠크루스 마을의 12세기 묘지에서 출토된 여성 유물도 살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이 여성은 사망 당시 50대로, 무덤에서는 고급 청동·은 장신구와 사후 세계를 위한 음식, 체, 단검, 정교하게 조각된 새알 등이 함께 발견됐다.
달걀 껍데기를 분석한 고고학자 에스터 오라스 박사는 “누군가는 이 여성이 수정된 달걀을 무덤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아마도 기독교의 상징성이 수정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