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MBK, 롯데카드 경영에 '고전'

2024-11-20

【 청년일보 】 롯데카드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8개 카드사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최근 극심한 노사갈등에 휘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카드를 경영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되팔기' 만을 위한 지나친 외형성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천2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 급감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 측은 작년 자회사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처분이익을 제외하면 감소폭이 38.9%에 그친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경쟁사들과의 실적 격차는 다소 크다는 지적이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5천527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고 뒤를 이어 ▲삼성카드 5천315억원 ▲KB국민카드 3천704억원 ▲현대카드 2천401억원 ▲하나카드 1천844억원 ▲우리카드 1천402억원 ▲비씨카드 1천29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부진한 성적은 단순히 시장 경쟁에서의 문제를 넘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보여준다. 최근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부터 2024년도 임금협상에 돌입해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임금협상 5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5% 인상과 성과급 200% 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절했다. 노조는 롯데카드의 임금수준이 동종업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측이 제시한 임금협상 조건은 업계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카드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천400만원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가 1억4천600만원으로 연봉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카드(1억2천200만원) ▲현대카드(1억1천700만원) ▲BC카드(1억1천600만원) ▲하나카드(1억1천200만원) ▲KB국민카드(1억1천만원) ▲우리카드(1억400만원) 순이었다.

5차 교섭 결렬 이후 노조는 종로경찰서에 롯데카드 본사 사옥인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콘코디언빌딩과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조좌진 대표 자택 앞 집회신고를 하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카드 노조 관계자는 "투쟁에 돌입하자 사측에서 성과급 300%까지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임금협상 말고도 회사 내부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집회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후 외형 확대에만 치중한 나머지 수익성 저하와 직원복지 향상 등 내부 문제 해결에는 소홀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후 수년간 가치를 높여 높은 값에 되팔아 수익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 규모를 늘리려는 목적에서 차입 등을 통해 무리한 확장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역시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얻은 후 공격적으로 외형확장을 시도했다. 그 결과 3분기 롯데카드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24조4천269억원으로 전년 동기(22조3천417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카드론과 할부결제 취급을 늘린 것이 주요 요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5조3천340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2천954억원에서 2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8개 카드사의 전체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 말 35조9천609억원에서 올해 9월 말 38조6천463억원으로 7.8%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카드의 증가 폭이 확연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드론은 고금리 대출로 단기적인 외형과 수익성에는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연체율 증가와 신용리스크 확대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연체율은 1.82%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0.01%p(포인트) 하락했지만,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유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외형 성장과 매각 가치를 높이는데 치중한 나머지 회사 내실 다지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 있다"며 "카드론과 같이 고위험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증대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수익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내부 노사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용카드 시장이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 기업의 성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출상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경영진들은 단기 성과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노사 갈등 해결과 동시에 디지털화 전략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며 "직원 복지와 조직 안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