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나침반] 지주사보다 먼저 '비상등 켠 롯데면세점 평가는?

2024-10-22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춘 사업전략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핵심이다. 장기 불황 속에 생존경쟁은 필수 요소가 됐다. 산업 곳곳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FETV는 사업전략이 가르키는 방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5 인사’를 꿰뚫어본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 ‘롯데면세점’은 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대책으로 올해 6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구조조정과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지주가 8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기에 앞서 롯데면세점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모습이다.

이에 따른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롯데지주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에 앞서 위기를 인지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시각과 함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는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위기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과도 연관돼 있다.

롯데면세점이 위기에 직면한 건 2020년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때부터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2022년 12월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올해 두 번째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강도의 조직 슬림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롯데면세점 연매출은 3조796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조1030억원)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면세사업부 매출이 80% 이상인 호텔롯데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출혈이 생겼고 2023년 흑자전환을 이뤄내기도 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 과정 속에 호텔군HQ을 비롯한 롯데면세점은 인사 칼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호텔롯데 등의 주요 계열사를 총괄하는 호텔군HQ가 2022년 정기인사에서 신설됐고 동시에 안세진 사장(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소장)을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그러나 1년만인 2023년 정기인사에서 안 사장은 롯데미래전략연구소로 이동하고 호텔군HQ 총괄대표로 롯데홈쇼핑을 이끌던 이완신 전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다만 그도 일신상의 이유로 총괄대표에 오른지 7개월만에 사임했다. 이후 호텔군HQ는 해체 수순을 밟았다.

롯데그룹이 2022년 BU에서 HQ체제로 전환하면서 신설한 4개(호텔‧유통‧식품‧화학군) 사업군 HQ 조직 중 호텔군HQ만 ESG와 재무기능만 남긴 채 사라졌다. 이 가운데 김주남 대표이사 전무는 이갑 부사장(현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에게 롯데면세점 대표를 2023년 넘겨 받았다.

시기적으로 보면 1차 희망퇴직이 진행된 후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을 위한 태세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때다. 롯데면세점 대표 직급이 부사장에서 전무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등 국내 점유율 1위로서 입지를 다지고자 했다.

다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자 입찰에서 최종 선정되지 못했다. 경쟁사 대비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 시점에서는 높은 임대료 부과에 따른 대규모 출혈을 방지했다는 분석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점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매출 규모가 줄었다는 지적도 상존한다.

물론 시내면세점에서조차 방한 외국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줄어들면서 영업면적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수익구조 안정화, 조직 슬림화, 전 임원 급여 삭감,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잠실 월드타워점 매장 면적을 35% 가량 축소시켰다. 이러한 효율화 작업을 기반으로 월드타워점 방문객의 동선을 일원화해 쇼핑 편의를 높이고 내국인 수요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하겠다는게 롯데면세점의 설명이다.

사업구조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기틀을 다지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복안이다. 온라인‧시내면세점을 활성화시키고 해외사업을 확장해 이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최근 일본 동경긴자점을 사후면세점과 사전면세점이 동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점포로 재개점시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 대는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재도약을 위한 내실경영에 착수하며 기틀을 다시 다지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2025년 정기인사와 관련해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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