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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가 경영진 3명을 교체하며 반전에 나선다. 간판 점포인 명품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부지 개발 사업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모색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립 경영 3년차에 접어든 한화그룹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만년 적자 탈출을 위해 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회갤러리아는 내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강신호 한화갤러리아 상품 실장을 사내 이사에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사외이사·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자리에 이존우 알스퀘어 대표와 송지혜 엔다이브 대표를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2023년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해 독립 경영에 나선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임 사내이사 김태원 한화갤러리아 상품 본부장은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사내이사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와 사외이사 이태호 삼천리 자산개발총괄대표는 임기를 연장한다.
강신호 실장의 사내 이사 임명은 본업인 백화점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함이다. 1977년생인 그는 갤러리아명품관 영업2팀장을 거쳐 현재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점장과 상품 실장을 맡고 있다. 명품관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경영진에 합류시켜 점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실제로 간판 점포인 갤러리아명품관은 위상이 지속 약화되고 있다. 지난 2023년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이후 지난해는 한 단계 더 내려간 12위를 기록했다. 명품관 부진 속에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2년 연속 전 점포가 역신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 이존우 대표가 이사진에 합류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대표는 현재 벤처기업협회 수석부회장과 한국프롭테크포럼 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23년 한화갤러리아는 명품관 근처인 서울 신사동, 청담동에 부지와 건물을 각각 895억원, 225억원에 매입했다. 부지를 개발해 명품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랜드마크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를 이끄는 이 대표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번 경영진 교체를 통해 한화갤러리아가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또한 188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명품관 리뉴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에서 추천한 분으로 특별히 시사하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