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기업간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 완화를 추진한다. 대형 기업들의 몸집 불리기를 지원하며 미국에 맞서 ‘규모의 경제’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부실 기업들을 속아내는 구조조정까지 지원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21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금융감독관리총국은 전날 ‘상업은행 인수합병 대출 관리 조치(초안)’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M&A 대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업무 자격 요건을 설정하고 대출 조건을 최적화하며 채무 상환 능력 평가를 강조할 것을 제안했다.
당국은 시중은행이 국내 인수 기업 또는 그 자회사에 거래 대금 지급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M&A 대출을 용이하게 해 기업간 M&A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M&A 대출이 거래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상한선을 확대하고, 최대 대출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인수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는 동시에 인수 후 기업의 발전 전망, 시너지 효과, 운영 효율성에도 유의하고 M&A 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등 M&A 거래와 관련된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초안에는 M&A 대출 범위를 확대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주식형 M&A 거래도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대출을 해주는 상업은행에는 우수한 규제 등급과 주요 건전성 규제 지표 준수와 같은 요건 외에도 차등화된 자산 규모 요건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최근 기업간 M&A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통 산업인 철강, 화학, 태양광 등의 분야부터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까지 공급 과잉이 문제로 지적된다. 내수 시장의 부진, 경기 침체가 더해지면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무역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맞설 목적으로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서는 중이다. 이달 초에는 중국 조선사 시가총액 1위인 중국선박이 2위인 중국중공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1월 궈타이쥔안, 하이퉁증권이 한 회사로 거듭났고 중국국제금융공사와 인허증권도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커하이광(하이곤)과 중커수광(수곤)가 합병을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