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장은 국내 자본시장 대표적인 'IB맨'
순영업수익 2.1조원…역대 두 번째로 커
IB 수수료수지 3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리테일·자문형 패키지 딜 성장세 등 주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윤병운 사장이 취임 첫 해부터 준수한 실적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역대 최대 수수료수익을 냈고 리테일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IB맨'으로 불리는 윤 사장의 2025년 행보가 주목된다.
5일 NH투자증권 실적보고서(2024년 4분기)에 따르면 작년 한 해 NH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순영업수익 2조120억 원, 영업이익 9011억 원, 당기순이익(지배주주순이익) 6867억 원, 자기자본이익률(ROE) 8.7%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8%, 24.2%, 23.4%, 1.2%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ROE를 제외하고 역대 실적 가운데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높다. 작년 증권업황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본격화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운용환경이 개선됐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도 미국 시장 활황 등에 힘입어 해외주식 중심의 긍정적 환경이 조성됐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3대 손익' 중에서는 수수료 실적이 가장 좋게 나타났다. 수수료수지(9547억 원)는 전년보다 20.9% 증가했고, 운용투자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8876억 원)는 0.8% 증가, WM관련 이자수지(3110억 원)는 18.2%씩 늘었다.
수수료수지도 브로커리지, IB, 금융상품판매 3개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사측은 지난 1월 23일 경영실적(잠정) 공시를 통해 "주식중개 수수료수익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지가 개선됐고, 부동산 신규 딜 확보를 통해 IB 수수료수지가 개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지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4589억 원, 금융상품판매 수수료수지는 9.7% 증가한 1032억 원이다. 브로커리지는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했지만 해외주식 약정이 늘었다. 금융상품판매는 해외 주식형 랩 판매 실적 증가로 자산관리수수료수익이 증가했다.
4분기 기준 해외주식 위탁자산과 약정금액은 약 14조 원, 44조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83.1%, 159.8% 대폭 늘었고,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438억 원으로 17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6조 원, 개인투자자 비중은 61.3%로 각 3%, 4.3%p씩 축소된 것과는 대비된다.
다만 리테일 디지털 채널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4분기 8.1%에서, 2024년 4분기 6.9%에서 약 1.2%p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작년 말 리테일 고객자산은 350억 원, 1억 원 이상 고객 수는 20만9000명, 10억 원 이상 고객은 1만4000명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고객 예탁금 평잔은 7조1000억 원,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 등 증권여신 평잔은 3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IB(기업금융) 부문 수수료수지는 3817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IB 관련 수익 기준으로는 4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28.2% 및 전년비 82.7% 늘어난 2114억원을 거뒀다. 이는 수수료이익 뿐 아니라 IB 투자 관련 운용손익이 828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40% 크게 늘어난 결과다.

작년 ECM(주식발행시장)에서 NH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 대한전선, 퀄리타스반도체, 에코앤드림, 맥쿼리인프라, 한화리츠 등의 유상증자에 관여했고, 엔젤로보틱스, 오상헬스케어, HB인베스트먼트,케이엔알시스템, 케이웨더, 아이씨티케이, 에이치브이엠, 시프트업, 이엔셀, 더본코리아, 루미르 등의 IPO(기업공개)를 주관했다.
DCM(채권발행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한온시스템, SK,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한화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오일뱅크 등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자문 영역에서는 쌍용C&E, 커넥트웨이브, 락앤락, 제이시스메디칼, 고려아연 등의 공개매수를 대리했다. SK디앤디 분할, 코웰패션 분할 자문 등도 수행했다.
NH투자증권은 랜드마크 딜로 불리는 지난 2022년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에서 '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로 이어지는 패키지 딜을 최초로 선보인 뒤, 추가적인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선두주자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평가한다.
부동산/대체투자에서는 PF 업황 악화에도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리파이낸싱, 메트로‧서울로타워오피스개발, 헌인마을도시개발사업공동주택PF, 홈플러스부천상동점개발사업PF, 홈플러스해운대점PF 주관, 김포풍무역세권도시개발사업주선, 천안업성2구역도시개발PF, 세운재정비촉진지구3-2,3구역PF, 유안타증권빌딩부지개발PF, 성수동삼표레미콘부지PF 등에 관여했다.
NH투자증권의 작년 4분기 말 기준 대출금, 매입대출채권 등 기업여신잔고는 5조7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조원 늘었다. 2023년 말보다 연결 자기자본은 약 5000억 원 확대된 8조1193억 원, 별도 자기자본은 약 2800억 원 증가한 7조3921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NH투자증권의 최근 재무실적에 대해 안정적인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삼성증권 정민기 연구원은 "경상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은 양호하다"며 "IB 관련 수익은 부동산 및 대체투자 부문 실적 호조, 투자자산 재평가에 따른 IB 관련 운용손익 개선에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2025년 ROE 방어의 핵심은 자문형 서비스 패키지 딜(공개매수+인수금융)에서 비롯되는 수익성 레버리지 효과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년 9월 말 기준) 자본적정성이 양호하다"며 "적극적인 위험인수를 통해 IB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위험익스포져 규모와 투자자산 부실화 여부 등 리스크 관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병운 사장은 1993년 LG투자증권 공채로 입사해 30년 이상을 한 회사에 몸담고 있다. 이 사이 NH투자증권은 LG그룹, 우리금융지주 산하를 거쳐 2014년 6월 농협금융그룹에 편입됐다.
윤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IB 업무를 시작, 커버리지와 인프라 투자 등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치며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공로를 인정 받는다. IB1사업부 대표(부사장)를 맡다 2024년 3월 대표로 선임됐으며 2026년 3월까지 2년의 임기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작년 말 기준 국내 53개센터·4개 브랜치와 해외 7개 현지법인(뉴욕, 런던, 베이징,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1개 사무소(상하이)를 두고 있다. 전년 말 대비 자산총계는 62조4000억 원으로 5조7000억 원 늘었고, 우선주 포함 시가총액은 4조8000억 원으로 1조2000억 원 증가했다. 임직원 수는 3105명에서 3076명으로 29명 줄었다.
최대주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NH농협금융지주로, 농협금융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2023년 말 56.82%에서 2024년 말 57.54%로 소폭 늘었다. 국민연금은 NH투자증권 지분을 2024년 6월 말 7.16%에서 2024년 12월 9일 기준 8.35%로 확대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2월 19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 12%,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 주당 500원의 최소 배당수익 보장 및 사업성과를 고려한 추가배당 추진,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자본효율 최적화 병행 등을 제시했다.
윤병운 사장은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