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비대면 시대 커진 비용 규모를 줄이고자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올해 3분기 넥슨과 크래프톤은 되레 비용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탄탄한 매출을 쓰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의 3분기 영업비용은 각각 841억엔(약 7621억원, 환율 100엔당 906.6원), 394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크래프톤은 51.3%, 넥슨은 12.3% 늘었다.
크래프톤의 분기 비용이 늘어난 것은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양대 마켓 및 스팀 수수료 등)와 마케팅 작업 등에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세부적으로 인건비는 같은 기간 30.1% 늘어난 1331억원, 앱 수수료 및 매출원가는 68.6% 늘어난 1011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는 24% 늘어난 804억원으로 나타났고 마케팅비는 65.7% 증가한 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등 지식재산권(IP)의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에 따른 적극적인 투자의 결과다. 예컨대 배틀그래운드에서는 지난 9월 태이고 맵 업데이트와 신규 모드 '악몽에 굶주린 자들'이 추가됐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이런 비용 추이가 회사의 최근 실적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크래프톤은 이 기간 호실적을 쓰며 창사 이래 첫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7193억원, 영업이익 32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922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9670억원이다.
넥슨도 3분기 연구개발비와 기존 프랜차이즈 IP와 신작의 마케팅 및 광고·선전비의 증가로 비용을 늘렸다. 이 또한 회사의 성적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넥슨은 3분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 기존 IP와 퍼스트 디센던트 등 신규 IP의 고른 활약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해당 분기 넥슨은 매출 1356억엔(1조2293억원, 환율 100엔당 906.6원) 영업이익 515억엔(46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1% 올랐다.
두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은 비용효율화 기조를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3분기 영업비용 58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한 수준이다. 지급수수료는 5.9%, 인건비 0.8%, 마케팅비 28.3% 각각 줄었다.
이런 전략으로 넷마블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그렸다. 넷마블은 3분기 매출 6473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출시한 '호연'과 타이틀들의 대규모 업데이트로 비용을 늘렸다. 엔씨소프트의 이 기간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162억원이다.
그 외 대부분 게임사들이 3분기 허리띠를 졸라맸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188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컴투스는 3.4% 감소한 1714억원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14.5%나 줄어든 1626억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의 경우 신작 부재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비용을 늘렸다. 펄어비스의 3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887억원이다.
해당 분기 비용을 늘린 것은 신작 '붉은사막'의 마케팅 영향이 크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부진한 실적은) 붉은사막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분기 광고선전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올해 4분기, 2025년에도 마케팅 강도를 높여갈 계획이기에 올해보다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