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소설가 이회성 별세 … 외국 국적 최초 日아쿠타가와상 수상

2025-01-14

권위 있는 일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외국인으로는 처음 받았던 재일교포 소설가 이회성 씨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9세.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5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35년 일본 점령하의 사할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홋카이도 삿포로에 정착했다. 이후 와세다대학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작가는 조총련과 곧 결별하고 문학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9년 '군조(群像)'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1972년 '다듬이질하는 여인'을 통해 당시까지 외국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6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제정된 상으로, 주로 문학성 높은 중·단편소설을 집필한 작가에게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수여된다. 신인문학상으로 출발했으나 권위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명망 있는 중견 작가의 수상도 흔하다.

이회성 작가의 수상 이후 재일교포 작가로는 이양지, 유미리, 현월 등이 수상했다.

작가는 유명 작가가 된 후 한국 민주화 운동을 위해 노력했으며, 김대중 정권 출범 이후인 1998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00년대부터는 재일교포로서의 삶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되는 '지상생활자'(地上生活者)를 집필했다.

고인은 2008년 한국에서 강연을 통해 북한 정권을 비판하면서 한국과 일본 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교도통신은 고인 작품에 대해 "조국이 분단된 민족의 역사를 배경으로 연애와 세대교체로 희미해지는 민족의 자각을 그렸다"며 "해외에 흩어진 한국인 전체의 상황을 작품에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일교포라는 출신을 깊이 파고 들어가 일본 문학의 틀에서 벗어난 '세계 문학'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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