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날로 첨예화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AI 3대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만큼, 업계 안팎선 고급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한다. 정부·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AI 3대 강국 제시했지만"…투자 '뒷걸음'에 인재 유출 '속앓이'
(中) "AI캠퍼스부터 조례 제정까지"…지자체의 다양한 AI 인재 양성 전략
(下) "AI 인재 육성"…민관협력 가시화 '속도'
【 청년일보 】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국마다 '총성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는 핵심산업으로 각광받는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AI가 우리나라 미래 명운을 결정할 것이라고 인식하며 오는 2027년까지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민·관이 함께 '국가 총력전'을 벌이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에도 불구하고 AI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투자' 분야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는 'AI 인덱스 보고서 2025'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AI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는 미국이 1천99억8천만 달러(161조8천억원)로 중국(92억9천만 달러)의 10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자는 전년(672억달러)보다 63% 늘었고, 중국(72억6천만달러)은 28%가 늘면서 두 국가의 격차는 전년 9배에서 더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투자는 13억3천만 달러로 전년(13억9천만 달러)보다 6천만달러가 줄어들며 조사 대상 투자 규모 순위에서도 9위에서 11위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주목할 만한 AI 모델을 40개 출시하며 AI 강국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은 15개를 출시하며 미국과 25개로 차이가 났지만, 2022년 당시 미국 70개, 중국 20개와 비교하면 그 격차를 크게 좁혔다. 한국은 1개 모델을 출시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한국은 AI 인재 배출 면에서도 2022년 세계 3위였으나 2023년에는 이스라엘, 인도, 헝가리, 튀르키예에 이어 5위로 밀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AI 분야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날로 첨예화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투자, 인재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과 차이가 뚜렷한 상황"이라면서 "AI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AI 인재 유출 문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AI 인재의 유입 혹은 유출 여부를 보여주는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를 떠나는 인재가 유입되는 인재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에선 유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낮은 연봉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국내 AI 스타트업 251곳의 주요 엔지니어 가운데 80% 이상의 연봉이 6천만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AI업체 딥시크가 내건 채용 연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중국 구인 구직 플랫폼 '보스즈핀'에 올라온 딥시크의 채용 공고를 보면 핵심 시스템 개발 엔지니어, 딥러닝 연구자,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 등 AI와 관련된 직군의 연봉은 약 1억6천700만∼2억5천만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AI 고급 인재 양성도 절실하지만 국내 인재 유출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우수 인재에 대한 보상 체계 강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