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들의 지긋지긋한 고질병 '아킬레스건염'…도대체 왜 안 나을까? [오!쎈 러닝포인트8]

2024-12-27

요즘 '러닝 크루'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러닝'이 유행하고 있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운동화만 갖추면 누구든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러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닝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부상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부상이 생기면 이를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로 정상 컨디션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활의학 전문의인 유재욱 원장과 박명현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런콥 감독이 제안하는 '러닝의 올바른 자세와 부상 탈출'에 대한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달리기를 하거나 축구나 테니스 같은 뛰는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 중에 아킬레스 건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킬레스 건은 발목 뒤쪽에 종아리와 발 뒷꿈치를 연결해주는 강한 힘줄이다. 과도하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 아킬레스 건이 아파서 다리를 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사로써 아킬레스 건염은 고치기 참 힘든 병이다. 잘 낫지 않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아킬레스 건염이 심해지면 아킬레스건이 딱딱하게 두꺼워지고, 심한 경우 파열이 되기도 한다. 파열이 되면 수술이 받아야 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다시 뛰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사전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아킬레스건염은 왜 잘 안 낫고 고질병이 될까.

피부가 �어지면 1주일이면 아문다. 하지만 힘줄이 �어지면 12주 이상 걸린다. 그 이유는 혈액순환에 있다. 사실 아킬레스 건염 뿐만아니라 우리가 아는 힘줄, 인대 문제는 대부분 고질병으로 잘 간다. 족저근막염, 무릎인대, 회전근개 모두 마찬가지다. 인대 힘줄은 혈액공급이 극히 제한된 조직이다. 손상된 힘줄이 회복, 재생되는데는 혈액이 주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안 좋은 곳은 회복도 느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어지고도 한참이 지나야 손상부위가 재생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증상이 없어지면 바로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것도 그동안 앞서 못했던 것을 분풀이 하듯이 몰아서 운동을 한다. 만약 부러진 뼈가 아직 붙지 않았는데 통증이 없어졌다고 해서 바로 깁스를 풀어버리고 운동을 한다면 뼈가 어긋날 것이다. 인대 힘줄도 똑같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오랫동안 쉬어야 한다. 그리고 재활운동은 약한 것부터 점차적으로 증가 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바로 재발로 이어진다.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운동을 하면? 또는, 어떤 근육을 강화시키면 병이 나을까요?” 하고 묻는다. 하지만 이것은 성급한 생각이다. 예를 들, 뼈가 부러지면 깁스를 한다. 한참 동안(보통 4~6주 정도)을 고정하면 뼈가 붙게 되는데, 뼈가 붙은 것이 확인되면 깁스를 풀로 점차적으로 스트레칭과 강화 운동을 한다. 근육과 힘줄도 마찬가지다. 통증이 있으면 일단 손상부위가 나을 때 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손상부위가 좋아지면 그때부터는 스트레칭과 강화운동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걸 반대로 한다. 한참 아플 때는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운동을 해서 모면하려한다. 하지만 이럴 때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반면, 통증이 사라지고 손상부위가 회복되면 이때야 말로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재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증이 없으면 운동을 애 하는 생각도 금새 망각해버린다. 안 해야 할 때 해서 악화시키고, 해야 할 때 안 해서 재발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지속한다.

근골격계 통증의 또 하나의 특징은 통증을 느끼는 부위와, 통증을 발생시키는 부위가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는 현상적으로 아킬레스건 부위에 통증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킬레스건에 있지 않고, 오히려 발바닥이나 종아리 근육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킬레스건을 치료할 때, 통증부위도 치료해야 하지만, 원인이 되는 부위, 즉, 발바닥이나 종아리 근육을 열심히 풀고 강화 시켜야 한다. 운동을 쉴 때 노력해야 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빨리 나아서 다시 즐거운 운동으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급히 갈수록 돌아가라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 인대나 힘줄 질환을 이겨내는 방법이다.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박명현 런콥 감독 / 유재욱 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리=홍지수 기자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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