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턱관절협회 기획 임상 연재 시리즈 ⑥
장하영 편집이사(산본어린이치과)
㈔대한턱관절협회(이하 협회)는 창립 이후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 턱관절 질환 분야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덴탈아리랑은 협회와 함께 개원가를 위한 턱관절 관련 기획 임상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소아의 이갈이
이갈이란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갈거나 꽉무는 것을 말하며, 만 6세에서 11세 사이의 성장기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이갈이는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그림 1>. 이갈이는 성장과정 중 일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1. 원인
이갈이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린이는 특히 성장하며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정서적 스트레스가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성장하면서 요구되는 각 단계별 적응과정(배변훈련, 모국어 습득, 또래집단의 사회생활 등)에서 발생되는 스트레스가 이갈이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그 외에도 무도병이나 간질, 뇌막염, 위장장애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잘 발생한다. 구강 내의 국소적 원인으로는 조기접촉과 같은 교합간섭이 있거나 수직피개가 깊은 2급 2류 부정교합이 있을 경우 이갈이의 빈도가 높은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수면 중 호흡 문제가 있거나 턱관절에 문제가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2. 증상
유치열에서 흔히 관찰되는 교두정의 약한 마모는 유치열에서 혼합치열, 영구치열로 전환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응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갈이의 정도가 너무 심하여 치아의 교합면이 심각하게 마모 되고, 치수 조직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수복물이나 치아가 파절될 수 있다. 이로 인하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마모로 인하여 교합고경이 상실되는경우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이갈이는 두통 및 턱관절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숙면이 중요한 성장하는 아이들에 있어서 자면서 반복적으로 이를 갈거나 악물 때 생기는 자극과 통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낮 시간에 피로가 증가하고, 집중력이 감소한다.
3. 진단
아이들의 경우 가족들이 이갈이소리를 듣고 알아차리게 된다. 임상검사에서는 치아가 마모된 정도와 교합 및 턱관절과 주위 근육을 평가한다<그림 2>. 야간의 이갈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이용해야 한다.
4. 치료
현재로서는 이갈이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는 없다. 이갈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증상 및 징후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치료의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갈이가 심할 경우 심한 교모로 인한 불편감이나 교합고경상실로 부정교합이 발생 될 우려가 있는 경우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1) 수복치료
이갈이 어린이의 임상 검사 시 치수조직이 비칠 만큼(pink spot) 상아질도 심하게 마모된 것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이때 시린증상이나 교합시 통증을 느끼거나 치수 노출 혹은 치조농양을 초래하는 경우 신경치료를 동반할 수 있으며, 교합면을 보호하고 교합고경회복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2) 교합조정 및 교정치료
조기접촉과 같은 교합간섭을 제거하고 부정교합이 원인인 경우 교정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교합 상태를 개선하면 이갈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특히 치아가 교환되는 시기에는 주기적인 교합 검사와 필요에 따른 조정이 중요하다.
3) 연성교합보호장치; soft occlusal bite guard, mouth guard, night guard
치아 마모가 심하거나 턱 관절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마우스피스와 같은 장치는 수면 중 치아를 보호하고, 턱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과 턱 주변 근육의 긴장을 줄여준다. 아이들의 경우 말랑한 장치를 쓰게 된다. 6~12세 영구치가 나오는 기간에서도 딱딱한 장치를 쓰면 영구치가 제대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4) 불소도포
현재 별다른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마모되어 노출된 상아질의 우식 저항성을 높이기 위한 예방적 불소도포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5) 바이오피드백 디바이스
이갈이 환자의 경우 바이오피드백 기기를 통해 근육의 긴장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무의식적인 이갈이 습관을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 디바이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임상 연재 시리즈 ⑧>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6) 약물 치료
심리적 요인이나 신경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이갈이가 발생하는 경우, 근이완제나 항불안제를 처방할 수 있으나 약물 치료는 소아에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인의 이갈이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보톡스 주사 또한 소아에 있어서는 추천되지 않는다.
7) 타과 협진
호흡 관련 수면장애(알레르기성 비염, 편도 비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가 동반된다고 의심될 경우 신경과나 이비인후과적 협진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거나 정신적인 원인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소아 정신과치료를 병행해야할 것이다.
5. 소아 이갈이의 관리 및 예방
소아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점검받고, 이갈이로 인한 치아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치아가 마모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다면, 더 심한 손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아이들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해야한다.
그리고 적절한 수면시간과 수면환경을 제공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장하는 아이들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갈이로 인한 치아의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그 즉시 절절한 치료를 제공해야 할것이다. 구강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이갈이로 인한 치아 손상을 줄일 수 있으며, 교합 문제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참고문헌
McDonald and Avery’s Dentistry for the Child and Adolescent, ninth edition
임상 소아치과학 아틀라스, 개정판 / 소아·청소년치과학, 제5판
http://www.healti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