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학교 친구들은 수행평가 컨설팅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내신에, 모의고사에 할 건 많은데 수행평가도 챙겨야 하니 자기도 컨설팅 받게 해달라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서 고민이에요.” (고2 수험생 학부모)
수시 지원을 위해 고교 내신에서 챙겨야 하는 수행평가 압박에 컨설팅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수행평가는 학교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과제를 학생이 직접 해결해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내신 외에도 학교에서 학생의 능동적인 참여, 창의적이고, 다양한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학생은 매 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의평가에 과목당 수행평가 2개까지 더해지면 한 학기 최소 20개가 넘는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 수행평가 역시 대학 입시를 위한 평가인데 대학마다 어떤 부분을 평가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점도 학생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수행평가 부담이 커지면서 사설 컨설팅 업체를 통해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학부모와 학생도 많다. 경기 지역 한 학부모는 “아이가 수행평가에 대한 감을 못 잡기도 하고, 성적도 잘 오르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컨설팅 비용이 저렴하진 않지만, 원하는 대학에 맞춰 자세한 부분까지 지도해줘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 수행평가 컨설팅 업체는 수행평가 컨설팅에 대해 문의하자 “수행평가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작성 전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서울대 졸업생이 직접 상담한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비용은 업체나 횟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회당 10~20만원으로 진행되며, 월 30~4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행평가뿐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 전반을 컨설팅 해주는 비용으로 수백만 원이 드는 고액 컨설팅도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사실 컨설팅을 받고 비용 대비 결과물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이런 것까지 사설 업체에 돈을 지불하며 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수험생의 부담은 교육부도 인지하고 있다. 7월 교육부는 과도한 수행평가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 점검도 교육부가 자료 접근 권한이 다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부분이 아니다”라며 “학교와 소통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행평가 기본 운영의 큰 방향은 훈령에서 정하고, 수행평가 비율 등 세부 내용은 시도교육청별 지침에 따라 정하도록 돼 있다”면서 “현재 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를 반영해 올해 안에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