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에서 28억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고가도로가 차량이 지나다닐 수 없는 직각 형태로 만들어져 논란이다.
최근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마디아프레데시 주정부는 지난달 29일 보팔시 아이쉬바그 지역에 건설된 이른바 '90도 교량'을 설계한 엔지니어 7명에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설계에 관여한 퇴직자 1명에 대한 조사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하마이 카 바그, 푸쉬파 나가르, 뉴 보팔 역 사이를 연결하는 이 고가도로는 철도 위를 지나는 형태로 건설돼 약 30만 명의 교통 체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됐다. 주정부는 약 1억 8000만루피(약 28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리를 건설했다.
그러나 실제 고가도로는 차량이 지나다닐 수 없는 황당한 형태로 지어져 조롱을 샀다. 지난 2018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7년 간 설계만 3번이 바뀐 고가도로가 이런 모습으로 나온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완공된 고가도로의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템플런(고전 모바일 게임) 보고 만들었냐”, “90도 대참사다”, “얼마나 세금을 착복한 것인가”, “전 세계 최악의 도로 디자인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현지 당국은 진상 조사에 나서 건설 관계자를 정직 처분하는 한편, 건설사와 설계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건설사 측은 부지가 부족하고, 근처에 지하철 역이 있어 이런 방식으로 도로를 건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더 넓은 부지를 확보해 폭을 넓히고 급커브 구간을 완만하게 바꿔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