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재생에너지 관련 '유니젠' 상표 출원…미래 먹거리 키운다

2025-01-24

[비즈한국]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삼성물산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과 상사 부문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전개 중이다. 상사 부문은 태양광 프로젝트 착공 전 단계를 다루는 사업권 개발에, 건설 부문은 태양광발전·에너지 믹스·소형모듈원전(SMR) 등의 인프라 구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재생​에너지 관련 상표를 출원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이 1월 9일 특허청에 ‘유니젠(UniGen)’ 상표 6종을 출원했다. 상품 분류는 9류(과학·연구·측량 및 교육용 기기 등), 35류(광고업, 사무처리업, 경영업), 37류(건축서비스업, 설치 및 수리 서비스업 등), 39류(운송업, 포장 및 보관업 등), 40류(재료 처리업, 폐기물 재생업 등), 42류(과학적·기술적 서비스업 및 관련 연구 등)다.

눈에 띄는 건 분류별로 등록한 지정 상품·서비스마다 ‘재생에너지’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상품 분류인 9류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리용 전기 제어장치 △암모니아 측정 센서 △에너지 관리 및 최적화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됐다.

서비스 분류인 나머지 5개류도 마찬가지다. 35류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리용 전기 제어장치 소매업 △에너지 가격 비교업 △에너지분야 수출입 업무 대행업이, 37류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시공업 △원자력 발전소 건설 관련 상담업이, 39류에는 △에너지 및 연료 보관업 △온실가스 물리적 저장 대행업이, 40류에는 △재생 그린에너지 생산업 △탄소 상쇄(저감)를 위한 재활용업 △태양에너지 생산 분야 기술상담업 등이, 42류에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분야의 기술상담업 △재생에너지 분야 과학 연구업 △탄소배출감소 연구업 등이 지정 서비스로 포함됐다.

상표를 등록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암모니아, 탄소 등의 개발 사업을 위해 선제적으로 상표를 출원했다”라며 “콘셉트나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그린수소·암모니아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주축으로 삼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삼성물산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설 부문의 경우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이 2021년 취임 이후 에너지 솔루션·탈 현장 건설(OSC)·플랫폼을 3대 신사업으로 정한 바 있다. 이후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는 괌 망길라오와 카타르에서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을 담당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았다. 2023년 7월에는 에너지솔루션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실었다.

태양광 발전 다음으로는 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하는 수소), 암모니아를 한 축으로 삼고 에너지 믹스(에너지원 다양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해외에서는 중동·호주를 중심으로 생산 프로젝트를, 국내에서는 저장·공급을 위한 허브 터미널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2023년 11월에는 경북 김천시에 국내 처음으로 오프그리드(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방식) 태양광 발전을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저장하는 시설 구축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김천 태양광발전소와 연계에 오로지 신재생 에너지로만 매일 0.6톤(t)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운송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김천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당초 2024년 12월까지 설비 구축을 완료해 2025년 1월 생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아직 설비 단계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은 완성됐으나 수소 생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곳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2023년 12월에는 글로벌 컨소시엄에 참여해 오만에서 추진하는 ‘살랄라 H2 그린 암모니아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스웨덴 SMR 개발사와 손잡으며 유럽 SMR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상사 부문의 경우 미국·캐나다를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강한 종합상사의 강점을 살려 사업 기획, 부지 선정, 전력 계통 연결 평가, 인허가 취득 등 발전소 건설 전 단계까지 추진 후 착공 전에 사업권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2024년 11월에는 LS 일렉트릭과 합작사를 설립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차전지 분야는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소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LG화학, KSS 해운, 말레이시아 국영 기업 페트로나스 등 국내외 업체와 협약을 통해 청정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계의 성장성이 정체된 만큼, 삼성물산의 신사업 추진을 눈여겨보고 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소, 태양광, SMR 등 신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지만 단기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가 유리하다. 삼성물산의 전략은 기존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친환경과 바이오 분야에 재투자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해 선순환 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신사업이 MOU와 실증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친환경 사업이 활발한 중동 지역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 프로젝트 수주와 착공이 구체화하는 2025년부터는 신사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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