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맞선’에 빠진 디아즈, 화이트는 칼국수 마니아···맛 좋고 재미있는 한국, 외인 선수들의 K홀릭

2025-10-03

OTT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그룹을 통해 한국의 언어와 음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변방의 문화에서 어느덧 세계 주류 문화로 우뚝 선 한국 문화를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스포츠경향은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10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음식·드라마·음악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운동 선수들이 타지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문화는 단연 음식이다. 선수들은 모두 음식에 대해 할 말이 가장 많아보였다. 추석이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한 뒤 추석에 가족들에게 어떤 한국 음식을 추천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최고 인기는 역시 삼겹살·소고기를 즉석에서 구워 먹는 한국식 바비큐였다. 오스틴 딘(LG)은 “굽기만 하면 돼서 먹기에 간편하고 맛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항상 맛있다”, 라일리 톰슨(NC)은 “한국식 바비큐를 가족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다”고 엄지를 들었다.

빅터 레이예스(롯데)는 “한우를 추천하고 싶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입에서 녹는 맛”, 라이언 와이스(한화)는 “한국식 바비큐와 짜장라면, 부대찌개”라고 답했다. 르윈 디아즈(삼성)는 “바비큐와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좋아한다“면서도 ”하지만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를 먹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맵지 않고 달달한 갈비찜도 역시 인기가 좋았다. KBO에서 총 5년 차를 보내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키움)는 “최근 구내식당에 갈비찜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추석 때 한국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라고 해서 가족과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애덤 올러(KIA)는 갈비찜과 제육볶음을 꼽았다.

한국계 3세인 미치 화이트(SSG)는 젓가락질을 잘 한다. 칼국수를 선택했다. 화이트는 “광장시장을 소개하는 한국 프로그램을 보고 직접 가서 먹어봤다. 미국에서도 칼국수를 사 먹거나 어머니가 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명절에 광장시장 칼국수를 가족과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는 “처음에는 색깔과 생김새가 못 먹을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맛도 냄새도 좋았다. 고소한 맛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다. 우리나라(베네수엘라)에 해산물 음식이 많아서 거리낌 없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복죽을 선택했다. 제이크 케이브(두산)는 “이번 추석에 가족과 비빔밥을 먹으려고 한다.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에는 으깬 감자 같은 탄수화물 위주 식단을 한다. 비빔밥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가장 재밌게 본 K-드라마는 무엇일까. ‘오징어게임’이 단연 1위였다. 알칸타라는 “OTT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오징어게임’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 긴장감 넘치는 게임들과 한국적인 소재가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오스틴은 “‘오징어게임’의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고 창의적이어서 보는 내내 놀라웠다”고 말했다.

케이브는 “‘오징어게임’을 정말 재밌게 봤지만 이 대답이 너무 뻔할 것 같다”면서 “시즌이 끝나면 ‘폭군의 셰프’를 볼 생각이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계에 한국의 시내와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은 야구장에서도 뜨거웠다. 와이스와 올러가 “‘케데헌’을 정말 재밌게 봤다”고 답했다.

소신파도 있다. 화이트는 “‘기생충’이 재밌었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살인의 추억’도 챙겨서 보고 싶다”고 했다. 디아즈는 “‘킹더랜드’ ‘사내맞선’ ‘마이 데몬’ ‘광장’을 재밌게 봤다”며 로맨스물과 느와르 액션물을 넘나들었다.

헤이수스는 가족이 K-드라마에 빠져있다. 그는 “하루는 경기를 마치고 집에 갔는데 아내의 눈이 너무 부어있어서 누가 돌아가신 줄 알고 걱정했다”며 “그런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슬퍼서 종일 울었다더라”며 웃었다.

경기장 내 응원가 말고, 선수 본인이나 가족이 좋아하는 K-팝을 물었다. 야구장 여론은 ‘케데헌’ OST와 BTS로 양분됐다. 알칸타라는 “아들들이 K팝을 많이 듣는데 최근 ‘케데헌’에 푹 빠져있어 OST를 자주 듣고 있다”고 했다. 오스틴은 “‘케데헌’ OST ‘골든’을 즐겨 듣는다. 나는 블랙핑크도 좋아한다”며 유일하게 걸그룹을 거론했다. 디아즈는 “BTS 노래는 거의 다 알고 있다”고 했고, 케이브는 “딸이 BTS를 좋아한다”고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