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한 뒤 급감했던 대형병원 수술량이 의·정 갈등 이전과 비교했을 때 7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진료량 모니터링’에 따르면 올해 1월 2주(6~10일)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평일 일평균 수술 건수는 9390건이었다. 이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났던 지난해 2월 4주(6667건)보다 2723건(41%) 늘어난 것이다. 집단행동 이전(지난해 2월 1~7일) 수술 건수(9695건)의 약 97%로 회복됐다.
이중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수술 건수는 한때 절반 수준(600건, 지난해 2월 4주)으로 줄었다가 올해 1월 2주엔 의정갈등 이전의 74%(898건)까지 회복했다. 빅5 병원 중 한 병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수술을 하루에 200여건 정도 진행하고 있다”며 “의정갈등 이전의 70%까지 회복해 유지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상급종합병원(3차)-종합병원(2차) 등으로 나뉘는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되면서 수술량이 이전으로 대부분 돌아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시(지난해 2월 1주) 5377건이던 종합병원 수술량은 집단행동 직후 소폭 감소했다가 차츰 증가해 올해 1월 2주엔 5975건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던 종합병원은 회복이 더 빠른 데다 상급종합병원이 못 받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 외래 환자도 평시 수준에서 97%까지 회복했다. 평시 47만5847건이었던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평일 일 평균 외래 건수는 지난해 12월 4주 41만1602건으로 감소했다가 1월 2주 45만9640건으로 늘었다. 빅5만 봤을 땐 평시 5만1807건이던 평일 일 평균 외래 건수는 지난해 12월 4주 4만3144건으로 줄었으나 올해 1월 2주엔 4만4715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평시 88% 수준이다.
다만 의료계에선 “의료진 희생으로 간신히 버티는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빅5 병원의 한 교수는 “마취과에서 수술방을 무한정 열어줄 수가 없어 저녁 수술은 아예 안 이뤄지고 있고, 교수들의 번아웃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지난 1년간은 어렵게 버텨왔지만, 의정갈등이 길어지면 병원 문을 나서는 교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