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전력산업 탈피하고, 'AI 데이터 슈퍼하이웨이' 구축해야” 공학한림원

2025-05-14

대한민국 대표 공학 석학들이 정부 주도의 전력산업 구조에서 벗어날 것을 차기 정부에 주문했다. 현 산업 구조로는 에너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고 요금제 개편, 전력 신산업 활성화 등 산적한 숙제 또한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또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데이터 댐을 넘어서는 데이터 슈퍼하이웨이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국회미래연구원과 14일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 대전환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토론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과 윤의준 공학한림원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내 최고 석학 단체인 공학한림원은 지금까지 대선을 앞두고 산업·기술 분야 주요 과제를 선별해 발표했으며 다수 제언이 차기 정부 국정 과제에 반영됐다.

공학한림원은 차기 정부의 국가 비전으로 '혁신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을 제시하고 에너지·인공지능(AI)·인재를 3대 정책 축으로 지목했다. 에너지·AI 패권 시대에 한국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며 시장 중심의 전력 시장 전환, 데이터 활용을 위한 슈퍼하이웨이 구축 등을 세부 과제로 제안했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AI와 에너지 패권 경쟁이 중첩된 환경에서 전력산업의 체계적 대응과 역량 제고가 시급하다”면서 “요금제 개편, 민간 투자 확대를 통해 실용적인 전력산업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시장 중심의 전력산업 대전환 △전력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 △국가가 책임지는 전력망 확충 △직류·분산화·디지털화(DDD) 기반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전기위원회를 요금, 시장, 계통을 담당하는 독립 전문 규제기관으로 확대 개편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부가 수립하는 전원 계획을 배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전력 수요 예측과 무탄소전원,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 촉진 방안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기술 전원의 계획 입지 확보 등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부문에선 산업을 견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데이터 슈퍼하이웨이 구축 필요성이 언급됐다.

구현모 KAIST 교수(전 KT 사장)는 “AI의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인데 여전히 활용과 관련한 규제가 엄격하다”면서 “데이터 관련 법, 규제를 정비해 (활로를) 뚫고 특례를 마련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슈퍼하이웨이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등 한국이 강점이 있는 분야를 기반으로 하는 응용 AI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영창 서울대 교수(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는 대학-기업-정부 원팀으로 초격차 선도 인재 육성, 이공계 대학원 혁신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제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각 정당이 이번 제언을 잘 소화해 정책에 맞게 공약으로 발표·실현하는 과정에서 국회가 우리 사회가 가야될 방향을 잘 조정·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의준 공학한림원 회장은 “우리 경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학연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산업혁신을 위한 정책 제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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