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자 전철 안 밟는다?...이동형 AI홈 허브, 개방형 플랫폼으로 생태계 구축 노려

2024-10-30

삼성, 밑빠진 독에 물붓기 경영..."억지로 생태계 형성하려했지만 현실성X"

아마존도 알렉사 생태계 노력했지만 사실상 실패

개방형 플랫폼, 기기 판매에 집중하면 '괜찮' 예측도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LG전자가 AI홈 허브 생태계 구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지난 23일 이동형 AI홈 허브(Q9)의 출시를 앞두고 SDK를 선공개했다. SDK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가리킨다.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를 가능케해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폐쇄형 플랫폼을 노렸다 실패한 삼성전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DK가 외부에 공개되면 LG전자 직원이 아닌 개발자들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SDK를 공개했다는 것은 LG전자 사람만이 아닌 누구든 이 SDK를 활용해 앱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며 "누구든 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면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일종의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안드로이드의 플레이스토어처럼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기능들을 사고 파는 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개발자에게는 수익을 분배하는 식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기기의 작동 방식을 공개하는 이유로는 개방형 플랫폼의 장점과 함께 경쟁사의 폐쇄형 생태계 실패 사례가 꼽힌다. 삼성전자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예전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폐쇄형 플랫폼을 본따 '바다OS'라는 이름의 폐쇄형 플랫폼을 만들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갤럭시의 인기로 현금 보유량이 많던 것에 힘입어 개발자에게 1억씩 주는 공모전을 2011년과 2012년에 개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바다OS는 타이젠OS에 통합됐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억지로 플랫폼을 키운다는 것은 현실적인 생각이 아니다. LG전자가 AI홈 허브 기기를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오픈형 생태계를 만들어 써드파티 개발자들에게 그들의 창작물에 대한 수익을 배분해도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폼팩터의 기기를 출시하며 이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또 있었다.

아마존의 알렉사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기 '에코'를 내놓으면서 개발자들에게 AWS 무료 이용권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실적에 따른 리워드도 있었다.

외부 개발자들이 많이 참여해 앱스토어와 같은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제공한 것이다.

아마존도 지난 4월 인센티브는 물론 리워드 지급도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아마존이 알렉사 생태계를 포기했다고 평한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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