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하이퍼나이프’

2025-03-16

■편파적인 한줄평 : 캐릭터는 좋은데 왜 감흥이 없지?

이상하다.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으로 설계했는데, 이야기는 흡인력이 없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부딪히며 보는 이의 호기심은 자극하는데 따라가는 맛이 영 깊지 못하다. 이상한 캐릭터에 ‘이게 뭔가’ 싶어 보게 되지만, 2부까지 확 감는 힘은 부족한 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감독 김정현)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낮과 밤’ ‘크레이지 러브’ 등을 연출한 김정현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고, 설경구, 박은빈, 윤찬영, 박병은 등이 조합을 이룬다.

기존 본 적 없는 메디컬 드라마 풍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냐에 대해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언론에 공개된 1, 2부에 한해, 독특한 캐릭터 설계에 비해 사건의 규모가 아직은 작아 긴장감을 자아내지 못한다. ‘내 것’이 빼앗길 것 같으면 상대를 살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천재 신경외과의 ‘세옥’이란 캐릭터는 이전 메디컬 드라마서 보지 못한 터라 그에게 어떤 큰 사건이 터지고 무엇을 선택해나가느냐가 이 작품의 관전포인트가 될 텐데 ‘자신을 바닥으로 내몬 스승 덕희의 뇌수술을 의뢰받는다’는 딜레마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물론 뒤에서 이어지는 나머지 회차에서 사람의 목숨을 달리할 수 있는 뇌수술을 두고 여러 갈등이 오가겠지만, 2부 엔딩까지는 그 갈등에 대한 궁금증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한다.

자신의 앞길을 막으면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캐릭터성에도 진입장벽이 있다. 보기엔 흥미로운 설정이나 그가 주인공으로서 어떤 일을 헤쳐나갈 때에 응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세옥’이 갈등을 해결하고 나아가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어렵다. 세옥을 보면서 ‘아, 왜 또 저래’라고 느껴지는 마음을 후반부에서 어떤 감정으로 치환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작품의 부족한 점은 박은빈, 설경구의 연기력 대결로 상쇄되긴 한다. 특히 박은빈은 ‘이게 재밌나’ 싶은 순간에도 작품의 멱살을 잡고 끌어갈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남들과 다른 세옥의 이상한 면모를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를 덧대 ‘어딘가 있을 법한 인물’로 만든다. 박은빈의 거친 에너지를 설경구는 연륜있게 받아낸다. 이 작품의 큰 강점은 두 사람의 연기력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오는 19일 공개.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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