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심우준’이 바랐던 가을…“이기겠다는 생각뿐”

2024-10-06

KT 유격수 심우준(29)이 군 생활을 마무리하던 시점에 KT는 5강 밖이었다. 그는 전역을 준비하며 “팀이 가을야구에 가게끔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군인 심우준’의 바람은 이뤄졌다.

지난 7월 전역한 심우준은 2년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했다. 상무에서 퓨처스(2군)리그를 꾸준히 뛰었다곤 하나, 오랜만에 경험하는 1군 투수들의 공에 잘 대처했다. 7월 11경기에서 타율 0.353, OPS 0.860을 기록하며 팀이 다시 5강 경쟁을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심우준은 “상무에서 준비한 게 초반에 너무 잘 됐다. 그래도 1군, 2군 투수들의 공이 달라서 애를 먹었다”며 “방망이도 조금 짧게 잡아보고, 잘 안 되는 점을 수정하면서 타격 페이스를 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8월 타율이 0.207로 떨어졌던 심우준은 9월 타율 0.302로 반등했다.

심우준은 단단한 수비로 내야에 안정감을 더했다. 특히, 지난 1일 SSG와 5위 결정전에선 까다로운 타구를 아웃 카운트로 연결하는 잇단 호수비를 펼쳤다. 심우준은 “공격과 수비, 한 번에 2개를 다 잘하려고 욕심을 내지 않는다”며 “중요한 경기에선 타격이 잘 맞으면 타격에 집중하고, 타격이 안 맞으면 수비에 더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경기 중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직 낯설다. 결정적인 한 방이나 화려한 수비 뒤엔 멜 로하스 주니어나 강백호처럼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는 “좋은 플레이를 하면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신난다”며 “적절히 세리머니를 하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데, 잘 안 나온다”고 미소지었다.

심우준은 지난 5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2-1로 앞선 5회초 귀중한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더그아웃을 향해 힘차게 주먹을 뻗었다. 이 모습을 본 KT 선수들과 3루 응원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열광했다.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준플레이오프까지.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심우준은 투수들을 더 걱정한다. 그는 “야수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인데, 투수들이 더 힘든 것 같다. (고)영표 형은 불펜, 선발로 나가고, (소)형준이도 솔직히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며 “그래서 더더욱 수비에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을 본능을 깨운 KT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BO 사상 최초 업셋을 이뤄낸 데 이어,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승리했다. 심우준은 “저 포함 팀 전체가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지면 안 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며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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