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정제된 삼중수는 금값의 400배에 거래돼
복어, 의학서에서 복지·복쟁이로 적혀
살에는 독이 없으나 간·알에는 독 많아
정약전 ‘자산어보’엔 ‘돈어’라고 쓰여
우리나라 문인들도 ‘복어 예찬’ 시 읊어
삼중수, 핵융합폭탄 핵심원료로 사용
한수원, 中 원전에 중수 80t 수출 보도
北·러로 넘어가면 수소폭탄 둔갑 우려
군사·상업 용도·신생에너지로도 이용
동양의학서(東洋醫學書)에서 나타난 복어(鰒魚)의 이름만을 살펴보면, 3세기경 ‘금궤요략’에선 후이어, 739년에 저술된 중국 의서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선 호이어, 진어(嗔魚) 및 규어로 되어있다. 968년에서부터 975년에까지 50권의 중의학서인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서는 하돈, 어위어, 취두어, 호이로 적혀있다. 1329년에 편찬된 중의서 ‘일용본초(日用本草)’에선 하돈어, 우리나라의 의학서 1399년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선 복지(伏只), 대모어(代瑁魚), 복어, 복, 복쟁이, 강돈, 보가지 및 복아지 등으로 적혀있다.
1596년 중국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선 기포어, 1610년 광해군 때 허균(許筠, 1569~1618)이 저술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맛은 좋으나 제대로 손질을 하지 않고 먹다가는 죽을 수 있다. 살에는 독이 없으나 간과 알에는 독이 많기에 간·알은 버리고, 등뼈 속의 검은 피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고 했다.
1765년에 편찬된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서도 호이어, 1958년 ‘중약대사전(中藥大辭典)’에선 궁반동방돈, 충문동방돈 그리고 암색동방돈이라고 했다. 고문서지학에서 3세기경 고대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에선 적해, 패어, 진서(晉書)의 ‘곽박전(郭璞傳, 276~324)’에서 후이어, ‘오도부(吳都賦)’에서는 후태, 해어, 1814년 실학자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뿍~뿍~소리가 돼지와 같다고 해서 ‘돈어(豚魚)’라고 했다.
물론 일본(日本)에서도 미식가(美食家)들은 복어별미(鰒魚別味)를 칭송했다. 에도(江戶)시대 시인이었던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 1763 ~1828)는 복어에 독성이 있다고 겁먹고 못 먹는 사람들에게 “복어를 먹지 않는 바보 멍청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후지산(ふぐを食べない 愚か者には 見えない富士山)”이라는 하이쿠(俳句)까지 썼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1868) 때에 정치가이고 미식가였던 기노시타 겐지로(木下謙次郞, 1869~1947)도 “복어 맛, 천계의 옥찬이 아니면, 마계의 기미(河豚,天界の玉饌でなければ魔界の奇味)”라고 시구(詩句)를 남겼다.
여기 우리나라의 문인들이 가만히 있었겠나? 일본 문인보다 이전 1636년에 간행된 조선 문신 이정구(李廷龜, 1564~1635)의 “월사집(月沙集)”에 양화진(楊花津)에 복어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읊었던 “복사꽃 뜬 물 따사하니 갈대 싹은 짧으나, 듣겠는데 복어 떼가 벌써 여울을 거슬러 올라온다니, 낚싯대 잡고 강가로 가고 싶어진다네(挑花水暖浦莪短, 聞道河豚已上灘, 欲把一竿江上去).” 고 했다. 앞서 6천 수가 넘는 많은 시를 읊었던 서거정(徐居正)은 1420년에 편찬된 ‘사가시집(四佳詩集)’에 시 한 구절, “한강 가에 춘삼월 좋은 시절이 다다라서라. 가랑비에 복사꽃 푸른물에 내려앉자 물결마저 잔잔하다네. 참으로 이놈의 복어가 한창 맛 좋을 때라지. 조각배로 돌아가기가 너무 늦어 후회스럽기만 하다네.”라고 적었다.
◇후쿠시마 삼중수소(三重水素, tritium), 황금 400배 고가의 미래먹거리?
2023년 9월 28일자 연합뉴스를 비롯하여 국내언론에선 “한수원, 중국친산(中國秦山) 중수원자력발전소(重水原子力發電所, Heavy Water Nuclear Power Plant)에 중수 80톤 수출”했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내용을 요약하면, 중수(重水, heavy water)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 분자 결합을 통해 만든 인공적인 물로 원자로(nuclear reactors)의 냉각제(coolants)와 감속재(moderators)로 사용된다. 중수 80톤을 230만 달러(약 45억 원)에 중국 저장성(浙江省) 자싱시(嘉興市) 친산 원전(秦山原電)에선 압력관 교체 등으로 대규모 설비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중수를 한국에서 수입했다.
일반적으로 중수(重水)는 300~500$/g으로 고가(高價)에 판매되고 있으며, 삼중수(三重水)는 후쿠시마원전(福島原電)의 오염수(contaminated water)를 알프스(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장치를 통해 처리되었다고 ‘처리수(treated water)’ 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동쪽 앞바다 태평양에 방출하고 있다. 그러나 정제된 삼중수(三重水)는 황금의 400배인 3천만원/g인 고가에 판매된다. 중수(heavy water)와 삼중수(三重水)가 고가로 판매되는 것은 핵융합(수소)폭탄의 핵심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수원(khnp.co.kr)에서 친산 원전(秦山原電)에 판매한 중수가 월성 중수 원자력 발전소(Wolseong Heavy Water Nuclear Power Plant) 1·2 혹은 3호에서 사용했다는 사실에서 산업폐기물(industrial waste)로 40$/kg로 판매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했다면 전략물자로 북한 혹은 러시아 등지로 넘어가 수소폭탄의 핵심물질로 사용될 위험(risk)을 안고 있었다.
오늘날에 와서는 원전의 폐수가 해양환경파괴(海洋還境破壞)의 주범이고,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인식되고 있는 삼중수(三重水)의 반감기(half life of tritium)는 대략 12년이다. 군사적 사용은 열핵(융합)폭탄을 비롯하여 권총및 소총의 조준경 등에도, 의학적으로는 백혈구, 심장병, 암 및 AIDS의 진단과 연구, 방사선 치료 등, 생물학에서도 수소와 연관된 신진대사 등의 분자생물학 혹은 생의학적 연구를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생활주변에 발광(야광) 페인트 혹은 야광시계에도 평균 대략 0.2~0.3GBq의 삼중수소가 이용되고 있다. 출구 표지판(exit signs), 건물 비상 조명(building emergency lighting), 공항활주로 조명(airport runway lighting) 등에 야광반사체와 결합해 자체발광 열쇠고리 등에도 사용하고 있다. 머지않아 인간의 안전통제 범위 안에 들어오면 바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요약정리하면, 미래 먹거리 3대 용도로는 i) 핵융합폭탄과 같은 전략적 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에도 조준경과 레이더(sights and radar)를 대용할 추적자로 창정(廠整)하는 군사적 용도, ii) 의료 진단과 생의학적 연구의 도구, 산업 안전장치, 도시기반시설에도 야광 혹은 발광으로 안전제어장치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상업적 용도, 그리고 iii) RE100을 지향하고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대체하고 있는 현실에 인공태양(artificial sun) 혹은 핵융합발전(nuclear fusion power generation) 등에 신생에너지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