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5곳 평균 연체율 1.43%…"불황 방증"
누적 대손충당금 2조…"카드사 수익성 악영향"
신용카드 연체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해 카드 값조차 제 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에도 당분간 연체액이 증가 기조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드사의 건전성 우려는 계속될 것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에서 발생한 1개월 이상 연체액은 1조6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줄고, 국민·하나·우리카드는 증가했다. 우선 삼성카드의 연체액은 245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1%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3.9% 줄어든 516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2831억원으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대비 27.6% 증가했다. 국민카드 역시 3530억원으로, 하나카드는 2182억원으로 각각 9.6%와 5.8%씩 연체액이 늘었다.
연체액뿐 아니라 연체율도 상승했다. 조사 대상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평균 1.43%로 0.10%포인트(p)가 높아졌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78%로 같은 기간 대비 0.42%p 오르며 카드사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 역시 1.82%를 기록하며 0.16%p, 국민카드는 0.07%p 오른 1.29%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대비 0.13%p 하락한 0.93%를 기록하며 5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0%대로 집계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사는 리스크 예측부터 채권 회수까지 체계적인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며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며 "향후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0.02%p 낮아진 1.33%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연체 증가는 그만큼 서민 경제가 어렵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카드는 우리 실생활의 필수 결제 수단으로 카드가 연체되면 정상적인 금융 생활이 힘들어진다. 더 나아가 신용이 악화될 경우에는 제도권 밖 금융으로 밀려나간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건전성이 악화되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손실로 계산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
카드사 5곳의 올해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3782억원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 6180억원 ▲국민카드 6149억원 ▲삼성카드 4872억원 ▲우리카드 4130억원 ▲하나카드 2451억원 순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자산이 늘면서 실적 호조도 있지만, 연체액은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일부 카드사의 경우 연체액 감소가 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가 추가로 안정되면 자연스레 연체액과 연체율이 개선되겠지만, 현 기조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장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올해처럼 건전성 관리를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