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84〉미확인비행체와 인공지능

2025-09-18

작년 11월, 미국 하원 소위원회에서 '미확인 비행체(UAP):진실 공개'라는 제목으로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 미 국방부 UAP 프로그램 담당자였던 루이스 엘리존도는 미국 정부가 수십년간 UAP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일부는 인간이 아닌 지능체의 기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요지의 증언을 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해당 청문회 참석자들은 UAP가 미확인 기술을 사용해 군사시설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것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정부 내에 UAP 정보를 은폐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UAP 관련한 영상이 등장해 대중의 관심을 더욱 자극했다. 공화당 에릭 버리슨 의원은 하원 청문회에서 작년 10월 예멘 상공에서 미군의 MQ-9 드론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을 공개했는데, 미군이 발사한 미사일을 정통으로 맞은 듯 했던 UAP로부터 이탈한 몇 개의 잔해가 여전히 별 타격을 입지 않은 UAP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 영상이었다. 지구상의 물리법칙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듯한 이 움직임은 과연 이 비행체를 만든 존재는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그들이 가진 과학기술은 인간의 지식 수준을 압도하는 수준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까지 불러 일으켰다.

UAP라는 현상은 현재 인류가 보유한 과학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물리 특성이나 에너지원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과 같은 고속 발사체가 물체에 충돌하면 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라 에너지가 전달돼야 하는데, 미사일을 튕겨내는 듯한 영상에서의 모습은 현대 물리학 지식을 벗어나는 현상이다. 또 미사일과의 충돌에도 아무런 열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돼야 한다는 물리법칙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UAP 주변에 고온 플라즈마장 또는 중력장이 형성되어 있거나 강한 전자기장이 미사일의 유도시스템을 교란시키는 등 아직 인류는 개발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학지식은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기에, 지금까지의 지식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영상 자체가 광학적 착시나 센서의 오류로 인한 결과일 수 있으며, 원본을 면밀하게 살펴봐야만 일종의 노이즈에 의한 착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기관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활용해 UAP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이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UAP 관측 사례마다 데이터의 완전성, 해상도, 센서 다양성, 독립적 교차검증 여부 등을 검토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경우인지를 판독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중 이상 데이터 탐지 기술, 다중센서 데이터 추론, 합성데이터 활용, 설명가능한 AI, 객체추출 및 추적 기술, 지구 상공 다양한 비행체의 항적 자동 조회 및 대조 등은 앞으로 AI가 UAP 규명을 위해 적극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가 되겠다. NASA는 인간이나 기계의 착시를 체계적으로 걸러내고 다양한 데이터의 융합과 교차검증을 통해 정말 반박하기 어려운 UAP 사례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증시 강한 처벌이 주어지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UAP에 대한 논쟁이 오고갔다는 것은 머지 않은 미래에 그 실체가 밝혀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에 익숙한 미래세대 과학자들이 큰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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