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006280)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을 구축해 백신 분야 강자로서 위상 굳히기에 나선다. mRNA와 이를 세포 내에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LNP) 전담 연구팀을 운영해 백신 전 공정을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올해 백신 매출을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한 27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질병관리청이 국산 mRNA 백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안전성 및 면역원성이 우수한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백신 국산화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mRNA 백신 개발을 본격화하려 한다”며 “검증된 백신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국내 차세대 mRNA 백신 연구를 위한 가능성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앞서 지난 2019년부터 mRNA 백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mRNA 및 LNP 전담 연구팀을 신설해 관련 연구를 지속해왔다. 연구팀은 현재 mRNA 플랫폼 및 LNP 등 자체 핵심 기술을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mRNA 플랫폼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에 대해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으로 다양한 응급 감염병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설비 준비도 이미 마쳤다. 2023년 백신 공장이 위치한 전남 화순에 mRNA-LNP 제조소를 구축해 전 공정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GC녹십자는 향후 mRNA 플랫폼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외 10여개의 파트너사와 물질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m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사업은 GC녹십자의 올 1분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50억 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3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다. 특히 1분기 백신 사업 매출은 494억 원으로 56.8%나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마진이 높은 수두 백신 ‘배리셀라’의 해외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인허가 국가를 중동과 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의 주력 제품인 수두·독감 백신은 해외 점유율을 확대하며 매출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GC녹십자의 매출은 1조 6799억 원으로 이 중 백신 매출은 2560억 원이다. 전체에서 15.2% 차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백신 매출을 2700억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감 백신 ‘지씨플루’는 현재 63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대표 독감백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연내 필리핀, 레바논에서 품목허가를 받고 브루나이·과테말라·시리아·몰도바에는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배리셀라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2023년 매출 40억 원을 넘어 올해 300억 원, 2028년 700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걸 목표로 한다. 현재 배리셀라는 세계보건기구(WHO)·한국·터키·파키스탄·네팔 등에서 인허가를 받고 판매 중이다. 올해 안으로 필리핀, 베트남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하고 태국, 인도, 걸프연합 등지에서는 품목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한다.
GC녹십자는 최근 세계 최초의 단백질재조합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 품목허가를 받으며 ‘백신 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여노래 연구원은 “배리트락스는 위기응급상황에 대비한 비축용으로 질병관리청과 국가기관에서 매년 일정 규모의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관계사 큐레보를 통해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도 순항 중이다. 올해 초 1억 1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지 유치를 이끌어 내 진행 중인 임상 2상에 속도가 붙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