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무료지만 주유비가 더 나오겠네”…설 앞두고 휘발윳값 11년 만에 최고

2025-01-21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서울 휘발윳값 1800원대 돌파

감귤·무 22%올라 밥상물가 위협

고환율에 국제 유가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가오는 설 명절 기름값이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먹거리 물가 상승에 영향을 받아 2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특히 감귤, 무, 닭고기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축산물 값이 뛰면서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이 우려된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726.30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1802.95원으로 2023년 11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1800원대로 올라섰다.

설 명절 휘발유 값은 2014년(1월 30일~2월 2일) 1882.8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 설 명절 휘발유 값은 1400원대 중반에서 1600원대 중반에 형성돼 왔다.

올해 휘발유 가격은 최근 10년래 가장 낮았던 2019년 설 연휴(2월 3~6일) 1344.1원 대비 382원가량 비싸다. 연비가 ℓ당 15㎞인 차량이 서울과 부산을 왕복(800㎞)한다고 가정하면 2019년보다 2만원 이상의 기름값을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설 연휴 이후에도 기름값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환율은 약 2주간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지난 6일 배럴당 76.55달러였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0일 기준 83.53달러로 9.1%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당 원화값은 1.7%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는 뾰족한 기름값 안정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연휴 전 정유업계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해 석유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가격 안정화에 나서 달라고 주문할 계획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다음달 28일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고환율과 국제 유가는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월(119.10)보다 0.3% 오른 119.51(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0.1%) 넉 달 만에 반등한 이후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오름폭은 지난해 7월(0.3%) 이후 다섯 달 만에 가장 컸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2.8% 상승했다.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3.4%)이 오르고 축산물(3.7%)도 연말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는 감귤(22.6%), 무(22.0%), 닭고기(14.3%), 휘발유(4.8%), 휴대용 전화기(4.1%), 국제항공여객(8.8%) 등이 상승했으며 물오징어(-28.1%), 혼합소스(-9.6%) 등은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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