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반도체 속도전, 민관 빠른 팀워크로 경쟁 주도한다

2024-10-13

개인적으로 최근까지도 즐기고 있는 운동이 농구 경기이다. 농구 경기 전광판에는 샷클락(shot clock)이 있다. 공격팀이 공을 잡은 순간부터 24초 안에 슛을 해야 한다는 규칙을 표시한 것이다. 이와 함께 8초, 5초, 3초 룰 같은 시간제한 규칙들도 빠른 공격을 유도해 팬들의 열광을 이끈다. 그렇다면, 이처럼 역동적인 농구에서 승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NBA 전설 카림 압둘 자바는 “한 선수가 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어도, 혼자서는 팀을 만들 수 없다”며, 팀워크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의 화려한 스카이훅 슛이 팀 동료들의 빠른 패스와 협력 덕분에 가능했듯, 팀워크는 국내 수출 1위인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2년마다 성능이 두 배로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반도체 속도전에서, 최근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일본과 미국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종합 반도체 기업의 역량뿐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의 팀워크, 연계 산업과의 협력이 필수다.

이에 특허청도 반도체 속도전에서 승리를 돕기 위해,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전기·화학·기계 분야를 융합한 ‘반도체심사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민간 출신 반도체 전문 인력 67명도 심사관으로 채용했다. 이를 통해 출범 당시 17.4개월이던 심사 처리 기간은 2026년에 10개월 이내로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반도체 분야의 우선심사를 도입해 필요시 2개월 내에 핵심 전략기술을 조기에 권리화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속도에 더해, 민간 출신 반도체 전문가와 3인 협의 심사를 통해 심사 품질을 향상시킬 토대도 구축했다. 반도체단 출범과 함께 새로 충원된 67명의 심사관은, 은퇴 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민간기업 출신 퇴직자들이다. 민간의 우수한 퇴직 인력을 특허 심사관으로 채용함으로써,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 최신 현장기술을 반영해 양질의 심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러한 우리만의 독자적인 민관 협력 심사모델은 공직 인사의 신선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정받아 한국정책학회 대상 등 여러 상을 받았으며, 해외 특허청에서도 이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농구에서 속도와 팀워크가 중요하듯, 반도체 경쟁에서도 민관 협력은 필수다. 반도체 속도전에서 우리의 목표는 세계 시장 선두에 서는 것이다. 이것이 민관 협력으로 강화된 반도체단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김완기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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