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일본 호스피탈리티산업의 새로운 보석, 온고지신’ 마쓰야마 도모키 대표

2025-04-15

개인적으로 일본의 호스피탈리티 분야의 저력을 느낄 때는 변화를 이끌고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경영자가 출현하는 것을 지켜볼 때다. 지금 일본에서 리조트 운영과 재생의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주식회사 온고지신(温故知新)의 마쓰야마 토모키(松山知樹) 대표다.

<호텔앤레스토랑>의 34주년 창간 기념호를 위해 100년 역사의 키쿠치칸지츠 토모 기념 미술관(菊池寛実記念 智美術館) 내 온고지신이 운영하는 카페 레스토랑 ‘사후(茶楓)’에서 그를 만났다.

호시노 리조트를 떠나 홀로서다

마쓰야마 도모키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 살 때 일본으로 돌아와 오사카에서 성장했다. 이후 도쿄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할 당시 수도 기능을 이전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오사카 출신으로서 일부 기능이 지역으로 분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시공학을 했다. 졸업 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해 경영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회사인 드림 인큐베이터(Dream Incubator)에서 회사의 상장을 이끌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항상 답답함이 있었다. 컨설턴트로 일하는 동안 직접 실행해보지 않고 조언만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사업에 몸담고 싶었고, 그런 가운데 인연이 닿은 곳이 호시노 리조트였다.

2005년 마쓰야마가 입사했을 당시, 호시노 리조트는 골드만삭스와 함께 리조트 재생사업을 막 시작한 시점이었다. 같은 해 가루이자와에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를 막 개업했을 때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는 마쓰야마에게 객실 청소 매뉴얼 제작을 맡겼다. 당시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서는 표준화된 매뉴얼이 없어 작업 시간이 제각각이었다. 이에 마쓰야마는 자동차업계 컨설팅 경험을 살려 ‘표준 작업(Standard Work)’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객실 청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임원으로서 호시노 리조트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공헌한 후 독립을 결심한다.

마쓰야마에게 호시노 리조트를 떠난 이유를 묻자, 그는 회사는 잘 성장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그 흐름에 자신의 몸을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고, 38살이라는 나이를 고려했을 때 새로운 도전에 나설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1년 그는 호시노 리조트를 떠나 ‘주식회사 온고지신(温故知新)’을 설립했다.

독립 후 첫 번째 리조트 운영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던 무렵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계획했던 프로젝트 안건이 모두 무산됐고, 이후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설계한 미술관을 개조해 세토우치 리트리트(瀬戸内リトリート 青凪)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까지 5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마쓰야마는 혼자 여기저기서 의뢰받은 일들을 하며 5년을 버텨냈다. 혹시 중간에 그만둘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지 묻자, 그는 언제나 다 잘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타고난 성격’이라고 간단하게 답했지만, 이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만들어진 ‘포지티브 경영’이야말로 리조트 운영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마쓰야마의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궤도에 진입하다

마쓰야마가 세토우치 리트리트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호텔 오너에게 개업까지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조건으로 운영을 맡았다. 사실 마쓰야마가 꿈꾸던 이상적인 호텔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콘크리트 건축물과는 거리가 있었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면 건물을 전부 철거해야 했지만,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기존 건물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서 콘셉트를 도출하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리트리트(Retreat)’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이곳을 단순한 숙박 공간이 아닌,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미니멀(Minimal)’ 개념도 함께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셈이었다. 요즘은 미니멀 콘셉트의 호텔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이는 매우 독창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렇게 ‘미니멀 럭셔리(Minimal Luxury)’라는 개념이 점차 확산됐다.

한편, 그는 요리에도 신경을 썼다. 세토우치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고품격 요리를 제공했다. 호시노 리조트에서 요리 스타일을 두고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토우치 리트리트에서는 총괄 셰프에게 전적인 자유를 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리를 창조하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 ‘세토우치 리트리트’나 ‘온고지신’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초기에는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여행사를 적극 활용해 점차 고객을 확보해 나갔다. 지금도 그 전략은 유지되고 있으며, SNS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는 추가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탁 트인 경관, 훌륭한 온천, 그리고 맛있는 요리’라는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집중해 강점을 살리는 한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고객을 모으는 전략을 통해 점차 리조트 운영 시설을 확대해 나갔다.

지역에 보물이 넘쳐나는 일본의 저력

마쓰야마가 리조트 운영을 맡은 시설을 계속 성공시키자, 그에게 운영 의뢰가 쇄도했다. 하지만 모든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쓰야마는 자신에게 즐겁고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년 기본적으로 세 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창업 초기에는 마쓰야마 혼자였지만, 현재는 직원 수가 400명에 달한다. 올해로 창업 15주년을 맞이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단순한 숙박 시설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가 있는 공간, 예를 들어 우리가 인터뷰를 진행한 공간과 같이 역사 깊은 미술관 내 레스토랑 같은 곳도 운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레스토랑 운영이 호텔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이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단계다.

“일본은 관광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지역에서도 평균적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와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정말 외진 시골에서도 꽤 괜찮은 수준의 요리를 접할 수 있죠. 이는 굉장한 장점입니다.”

일본에서, 특히 지방에서 시설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또한, 일본에서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전통 료칸 등의 사업을 이어갈 후계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에게는 M&A 회사들로부터 후계자가 없는 료칸을 인수해 달라는 상담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츠야마는 앞으로 료칸과 호텔업계가 더욱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지방의 요리와 오모테나시의 수준을 높이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온고지신의 지향점

최근 온고지신에는 국내 안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리조트 운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나, 해외 자본이 투자된 일본 내 시설을 운영해 달라는 제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쓰야마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며 보다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고 경제적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운영 시설의 수익성을 확실히 높이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하쿠바(白馬)와 같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산업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지만, 호텔과 레스토랑은 예외다. 이는 제조업이 해외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츠야마는 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이익을 확보하고, 직원들의 급여에 반영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마쓰야마는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리조트 운영 수익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접한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호텔을 건설한 후 완공된 호텔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왔다. 이를 통해 수억 엔의 이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사업 모델이다. 마쓰야마는 이러한 구조에 일부 참여해, 온고지신이 호텔 건설 초기 단계에서 투자하고 이후 운영을 맡으며, 장기적으로는 운영 수익과 투자 배당금을 함께 얻는 방식을 이상적인 모델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고,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고지신은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도, 직원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 방식을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온고지신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리조트 운영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역 활성화와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새로운 경영 모델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4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것 같았던 일본처럼, 때마침 시작한 그의 사업도 오랫동안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에는 그 큰 재난 속에도 묻힐 수 없는 보석들이 여전히 전국 곳곳에 있었다. 온고지신(温故知新)의 ‘온(温)’이 온천을 의미하는 것처럼, 좋은 온천과 아름다운 경치가 있고, 훌륭한 음식이 있는 곳들을 찾아내 반짝반짝 빛나도록 닦아준 이가 마쯔야마 토모키였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지금 그 역시 하나의 보석이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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