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미설치 105km·급경사 미보강 101km·미포장 구간 72km
어기구 의원 "임도 길이만 늘이지 말고, 안전 중심 정비 시급"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산불 진화와 임산물 운반을 위해 조성된 임도가 부실시공과 구조적 미비로 산사태 취약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위원장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금까지 전국에 총 2만6784km의 임도를 개설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3만4990km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2021년 1765억원에서 2025년 3848억원으로 118%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러나 예산 확대에 비해 임도의 시공부실과 구조적 미비로 인해 시설 안정성 확보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전국 산사태 9600여 건 중 1447건(15%)이 임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의 자체 점검에서도 구조적 결함이 다수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건설된 임도 7677km 중 흙을 쌓아 만든 비탈면 구간 105km에는 옹벽이나 석축 등 필수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
또 35도 이상 급경사지 1037km 중 101km(9.7%)는 산을 깎아 만든 비탈면임에도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가 안정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경사가 14% 이상 구간 20%는 여전히 미포장 상태로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기구 의원은 "임도는 산불 대응과 산림 경영을 위한 필수 인프라지만, 부실 시공과 관리 소홀은 산사태로 이어져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임도 확충에 앞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설계기준 강화와 사후관리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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