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5] 존 디어, 2세대 자율주행 키트 탑재 트랙터, 과수원, 덤프트럭, 잔디깎이 공개

2025-01-06

‘농슬라’ 존 디어(John Deere)가 CES 2025에서 농업과 건설, 원예, 조경 분야를 아우르는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들은 기존 1세대 대비 카메라 시스템과 러기드화(Ruggedized)된 컴퓨팅 파워가 한층 진화한 “2세대 자율주행 키트(Autonomy Kit)”를 중심으로, 농장 트랙터부터 건설 현장의 덤프트럭, 과수원용 전동 트랙터, 그리고 상업용 전동 잔디깎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이번 키노트에서 존 디어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이미 힌드맨(Jahmy Hindman)은 “농부와 건설사, 조경업자 모두가 숙련 노동자의 부족, 혹독한 근무 환경, 시간적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리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존 디어의 오토노미(Autonomy)는 ‘실제 현장에서 쓸모 있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기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힌드맨은 이번 발표에서 “사실 이번에 우리가 뛰어오르려는 단계는 네 번의 거대한 도약”이라고 말하며, 네 가지 핵심 비전을 제시했다.

1) 대형 트랙터 자율주행의 확장-씨 뿌리기부터 곡물운반까지

존 디어가 2022년 CES에서 공개했던 1세대 자율주행 트랙터는 ‘가을 갈이(추경, 이랑 정리)’처럼 가장 느리고 비교적 여유가 있는 작업에 적용됐었다. 그러나 2세대 자율주행 키트를 통해 40% 이상 빠른 속도와 기존 대비 두 배 더 넓은 폭을 커버하며, 가을 및 봄 갈이, 씨앗 심기(파종), 곡물카트 운용 등 농장의 주된 작업 전반에 자율주행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개선된 카메라 시스템에는 스테레오 카메라 여러대를 배열해 넓은 베이스라인을 실시간 보정하는 기술이 도입됐다. 이 덕분에 먼 거리까지 정밀하게 심도를 인식하고, 밤에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수행한다. 한 예로, 야간에 트랙터 전조등에 날아든 작은 나방 때문에 4만파운드(약 18톤)짜리 트랙터가 멈추던 ‘소프트웨어 버그’도 극복해 냈다. 엔비디아(NVIDIA) GPU 기반 실시간 시맨틱 분석으로, 다양한 돌발 상황을 지속 학습하며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힌드맨은 “우리가 말하는 자율주행은 완전한 자율을 의미한다”며 “이제 트랙터에 사람이 앉아 있을 필요가 없고, 스마트폰 앱(John Deere Operations Center)을 통해서도 작업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 과수원으로 확장되는 자율주행-고부가가치 작물 위한 전동 트랙터

존 디어는 두 가지 과수원용 자율주행 트랙터도 공개했다. 땅이 넓고 나무가 우거진 캘리포니아의 견과류 농장을 겨냥한 제품들로, 특히 아몬드∙호두∙피스타치오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에 적합하다.

기존 곡물 농장용 트랙터와 달리, 신제품은 울창한 나무로 뒤덮인 밀집 열(Row) 사이를 자유롭게 주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카메라 외에 추가로 라이다 센서를 탑재햤다. 따라서 나무가 빽빽한 길에서도 정확하게 운행하고, 사람이나 차량, 벌통 등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 멈추거나 우회한다.

특히 두 번째 과수원용 트랙터는 완전 전동화 모델로 구성됐다. 모듈형 쿨 배터리 다섯개를 통해 기존 제품과 같은 동력 성능을 보장하면서도 연료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2세대 자율주행 키트 역시 적용해 야간까지도 안정적으로 농장 업무를 소화한다.

3) 건설현장 ‘덤프트럭(ADT)’도 자율주행으로-“92,000파운드 운반까지 자동화”

“건설 현장에도 오토노미가 필요하다.”

존 디어가 CES 2025에서 세 번째로 공개한 제품은 광산∙채석장 등 건설 현장에서 골재와 흙을 옮기는 대형 ‘아티큘레이티드 덤프트럭(ADT)’이다. 이 차량은 단순히 직선 경로만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동적인 현장 환경에서 중장비들과 협업해야 한다.

존 디어는 이를 위해 농장 트랙터와 동일한 2세대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되, 스타파이어(GPS) 기반 정밀 위치 추적과 카메라 배열을 통한 장애물 인식, 그리고 현장 작업자·장비가 공유하는 오퍼레이션 센터(Operation Center)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주고받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로더(흙을 떠 올리는 장비) 기사가 앱으로 덤프트럭 상태를 확인하고, 흙을 가득 채우면 트럭이 스스로 지정된 경로를 따라 운행해, 지정 구역에 적재물을 쏟고 돌아온다.

발표자인 마야 스리파담은 “건설 현장에서 한대라도 늦어지면 공정 전체가 뒤로 밀린다”며 “이 자율주행 ADT는 작업자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24시간 내내 작업을 지속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 상업용 전동 잔디깎이까지 자율주행 진출

힌드맨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제품은 상업용 전동 잔디깎이다. 공원·오피스 단지·학교 등 대규모 녹지를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기업들은 인력 부족과 시간적 제약을 호소해 왔다. 이번에 존 디어가 선보인 자율주행 잔디깎이는 2세대 자율주행 키트를 컴팩트하게 구성한 사례다.

머신 크기가 작아진 대신, 사방에 배치된 네 쌍의 스테레오 카메라가 360도 시야를 확보한다. 또한 완전 전동화로 조용하게 작업하며 배출가스도 줄인다. “이렇게 되면 잔디 깎는 데 투입되던 인력이 더 전문적인 조경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부∙건설∙조경인이 곧 우리 목적” 실제 문제 해결’위해 기술 개발”

제이미 힌드맨은 키노트 말미에 “농부와 건설업자, 조경업자는 우리 삶에 필수적인 식량과 도로, 녹지를 책임져 온 숨은 영웅들”이라며 “그들이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우리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 자체를 자랑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힌드맨은 “우리는 농업이나 건설 분야가 이미 보유한 기존 장비에도 2세대 자율주행 키트를 레트로핏(후장착) 방식으로 적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효과를 얻고, 향후 새로운 장비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존 디어는 이번 CES 2025 전시 기간 동안 웨스트홀 부스에서 위 제품들을 시연하며, 자율주행 시뮬레이션과 실제 데이터 분석 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농부와 건설업자, 조경업자 모두 반드시 필요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전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주행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쓸 수 있는 해법’이어야 한다. 우리는 농업∙건설∙원예∙조경 모든 분야에서 완전 자율을 실현하고, 그 성과를 전 세계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제이미 힌드맨(John Deere CTO)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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