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휴젤(145020) 경영권을 인수한 GS그룹 컨소시엄이 첫 자본재조정(리캡) 검토에 나섰다. 리캡이 완료되면 컨소시엄 내 재무적투자자(FI)들은 기존 투자금 상당부분을 회수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와 시중은행들은 GS컨소시엄에 휴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제안해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기존 인수금융 주관사였던 삼성증권이 주도적으로 진행중이다.
GS와 토종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 중국계 CBC캐피탈, 중동의 무바달라 등 4개사는 2022년 초 휴젤 지분 43.24%를 1조 5000억 원 이상을 주고 베인캐피탈로부터 인수했다. 당시 약 1조 원가량은 지분 투자 금액으로, 나머지 5000억 원 이상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이후 GS컨소시엄은 2024년 한차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단행하고 대출 규모를 6700억 원 수준까지 늘렸다. 다만 당시 시중 금리가 오르는 상황 등을 고려해 지분 투자액을 회수하지 않았다.
증권사나 시중은행들이 GS컨소시엄에 리캡을 일찌감치 제안하고 나선 건 올 들어 휴젤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20만 원대 중반선에 머물던 휴젤 주가는 최근 30만 원 중후반대까지 올라섰다. 2022년 초 GS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10만 원대 초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여 만에 주가가 3배가 된 셈이다.
주가가 오른 건 실적이 우상향한데 따른 것이다. 휴젤은 2021년 매출액 2319억 원, 영업이익 95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매출액이 3730억 원, 영업이익이 1662억 원까지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000억 원, 영업이익은 9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더 상승했다.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과 HA필러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며 중국·유럽·중동 등으로 사업 저변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B업계에선 실제 리캡이 단행될 경우 FI들의 투자금 회수가 이뤄지며 자연스럽게 GS그룹의 영향력도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휴젤 이사회에는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 부사장, 이태형 GS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이 합류해있다. IMM인베와 무바달라 등은 펀드의 재투자와 운용 만기 등을 고려해 지분 투자금을 일부 회수해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다.
특히 IMM인베스트먼트는 3년여 전 휴젤 인수 당시 '페트라 8호 펀드'를 통해 175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8호 펀드는 2021년 9000억 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에코프로, 무신사, 헬리녹스, 아이유노 등이 있다. 이번에 휴젤 투자금이 실제 회수되면 사실상 첫 성공적 엑시트 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휴젤 주가가 크게 올라 동일한 주가대비대출 비율(LTV)를 적용하면 인수금융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얘기가 오가는 것"이라며 "4개 투자사 간 의견이 조율되는데 시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