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환경장관·제주도지사 다 빠진 국제환경행사

2025-06-05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 새정부 첫 회의 참석으로 '부재'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 강조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28년 만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최된 ‘2025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5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가운데, 개최국 한국의 주무 장관인 환경부 장관과 개최지 지역 대표인 제주도지사가 모두 기념식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4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틀째인 5일 장관급 소집으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기념식이 열리는 시간에는 전국의 지자체장을 모아 화상회의를 연결하면서 비롯된 상황이다.

어찌 보면 주최자들과 손님을 맞는 호스트가 행사에 빠진 셈인데, 불가피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국제행사이니만큼 유동적인 재량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주빈 격인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 이 같은 설명과 양해를 구했고, 그 역시 “충분히 이해한다. 괜찮다”는 답을 했다지만, 국제행사를 준비해 온 이들도, 바다 건너 행사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손님들도, 행사를 취재하러 현지에 온 기자들도 맥이 빠지는 건 당연지사다.

그럼에도 ‘2025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장관 대신 이병화 차관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진명기 제주 행정부지사의 환영사를 비롯, 준비했던 오프닝 공연과 해녀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그린 단막극,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과 세대 간 책임을 환기하는 내용의 공감 영상물 상영, ‘순환경제를 위한 행동 구상’ 공식 발표 등이 이어졌다.

2025년 세계 환경의 날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ollution)’을 주제로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을 공식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특정 국가의 몫이 아닌, 전 인류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강조하고,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며 행동의 의지를 다져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기됐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쓰여지는 플라스틱은 일회용이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영구적이다. 우리가 당장의 불편함을 조금씩만 감수한다면, 플라스틱 사용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갈수록 재생원료 산업, 대체제 개발, 재활용 기술은 더 발전하게 된다. 정부·기업·시민·국제사회 모두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키-플레이어(key-player)”라며 공동의 행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를 비롯해 라오스, 방글라데시, 일본 등 20개국 고위급 대표단 및 주한대사, 시민사회, 산업계, 학계, 청년 대표 등 약 1300여 명이 참석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가득 메웠다.

또한 기념식은 환경부와 유엔환경계획 공식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특히 환경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국제사회에 ‘순환경제를 위한 행동 구상’을 공식 발표했다. 이 제안(에이스 이니셔티브)은 기존 협력사업과 달리 플라스틱 오염의 복합적 원인을 진단해 맞춤형 해결 방안을 찾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협력 사업으로, 환경부는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녹색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정은혜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그간의 한국의 사례 공유와 각국의 실천 분석 결과를 비교하고 각국 고유의 맞춤형 솔루션을 위해 진정한 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한국은 환경문제에 주도적으로 앞서 왔던 나라로, 이번 세계 환경의 날 기념행사 개최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식화하기도 했다.

기념식에 앞서 10여 개국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하는 장관급 원탁회의도 개최돼 각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국가별 플라스틱 오염 현황과 협력 방안을 공유하고, 순환경제로의 전환 해법이 논의됐다.

한편 4일부터 이틀간 제주도 서귀포시 곳곳에서는 20여 개의 ‘세계 환경의 날’ 기념 부대행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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